MISTERY 153

[나폴리탄]어느 아파트의 민원처리 일지

민원 및 업무처리 일지 접수일자: 201X년 3월 8일 호수: 301호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안방 창문을 통해 밑에 층에서 담배연기가 올라와 불편 호소함 처리결과: 201호 방문하여 본 건물내 흡연금지 안내 및 지정된 흡연구역에서 흡연하실 것 요청함. 접수일자: 201X년 3월 10일 호수: 403호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새벽시간대 404호에서 벽을 긁는 소리와 여성이 노래 부르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서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함. 처리결과: 404호 공실임을 안내함. 위와 같은 소리가 다시 들릴 경우 시간대와 상관없이 관리인 개인번호로 재연락 요청함. 접수일자: 201X년 3월 11일 호수: 304호 (입주예정자)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괴담][2ch]영업사원

과거 재직했던 방문판매영업 회사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그 회사는 5명이 하나의 그룹을 이뤄, 조장이 차를 몰고 해당 지역에 사원들을 데려가는 구조입니다. 일반 영업사원들은 그 지역에서 계약을 권하고, 실제 성사가 되면 조장이 차에서 계약서를 가져가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입니다. 과거 이 회사에, 무척 실적이 좋은 A라는 젊은 사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B그룹 조장 G씨는 입사할 무렵부터 A를 잘 챙겨줬기에, A는 G씨 그룹에서 일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어느날, 그날 역시 G씨 그룹에 배정된 A는, 계약을 따내기 쉬운 편인 신축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배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파트는 집을 비우거나 입주를 안 한 가정이 많은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영업을 뛰다 보면..

[괴담][레딧]7살 딸과 나눈 대화

“아빠, 아빠! 방금 좀비를 봤어요!" 부엌에서 차를 우리고 있는데, 딸이 후다닥 뛰어 들어오면서 외쳤다. 아이는 뒷문으로 거의 뛰어들다시피 들어와서 발이 꼬여 넘어질 뻔 했다. 난 주전자에서 끓는 물을 머그잔에 부으면서 힘겹게 돌아보았다. “오, 정말?” “네, 정말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고 엉망진창이었어요, 진짜 징그러웠어요, 아빠!” 난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주전자를 내려놓고 우유를 집어 들었다. 정말이지 밤에 TV볼 때는 더 주의해야겠다. 로시는 밤에 몰래 계단 밑으로 내려오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주엔 내가 워킹 데드를 보는 걸 몰래 같이 보았다. 그 다음부터 온통 좀비 생각만 가득한 것 같았다. 그게 진짜가 아니라고 계속 말해 주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어 보였다. “아가야, 우리 ..

[나폴리탄]어느 호텔의 청소노동자 근무 매뉴얼

[이달의 표어] ※ 호텔의 첫인상은 내가 정한다! ※ 시설 유지 · 보수팀) ☎ 004-9984 프론트) ☎001-0001 직원식당) ☎004-9970 지배인실) ☎000-0099 ※목록 갱신 2023/02/01 4. 새소리가 들릴 경우 근처에 새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찾아서 제거하거나 시설팀에 연락하세요 B. 청소도구를 방치하지 마세요 C. 화장실 배수구를 확인하여 이물질을 제거해 주세요 D. 복도에서 잠든 손님은 깨우지 말고 프론트에 연락하세요 ∃. 주류보관소의 냉방장치를 끄지 마세요 F. 이동시에는 계단이나 직원용 엘레베이터를 이용하세요 G. 걸레를 손님용 화장실에서 세척하지 마세요 H. 전화기는 각 층 직원용 엘레베이터 옆 비품실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1. 살인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J. 강설시 프론..

[나폴리탄]<청소부원을 모집합니다.>

"어... 분명 채용 공고에서는 청소 용역을 구한다...고..."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지요?" "아뇨, 그... 생각했던 장소랑 좀 달라서..." 마치 벙커와도 같은 입구 앞. 이 문 앞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계단을 내려왔다. 남성이 멋들어지게 관리된 앞머리를 쓰다듬으며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생긋 웃는다. 남자의 이마에 맺혀있던 땀방울이 그의 손바닥에 쓸려 내려간다. 뭐라고 할까. 웃음에 조금 가식적인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지. 밖의 그 땡볕 아래에서 날 기다리며 가만히 서 계셨었으니... "괜찮습니다. 보다시피, 이 사이 통로를 청소해 주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의 말을 듣고 반쯤 열려있는 문 사이로 내부를 살펴보니, 정말 그 말 대로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 그야말로, 감옥과 같지만 감옥과..

[괴담][레딧]시간 측정기

소년은 10번째 생일에 시계를 받았다. 모든 면에서 평범한 회색 플라스틱 손목시계였다. 시계가 거꾸로 흐른다는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너에게 남은 시간이란다." "시간을 현명하게 쓰거라 아들아." 그리고 소년은 정말로 그렇게 하였다. 시간이 줄어드는 동안 청년이 된 소년은 최대한 알찬 삶을 살았다. 청년은 산을 올랐고 바다에서 수영을 했다. 청년은 어울리고, 웃고, 살아가고, 사랑을 했다. 남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았기에 두렵지 않았다. 결국 시계에는 시간이 몇 초 남지 않았다. 노인은 자신이 해온 것들과 이룬 것들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5. 노인은 자신의 오랜 동업자이자 오랜 친구, 그리고 동반자였던 사람의 손을 잡았다. 4. 노인의 개가 다가와 노인의 ..

[괴담]진시황은 살아있습니까?

교수님에게 들은 기묘한 이야기가 있어. 음, 일단 그 교수님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줄게. 교수님은 중국어학과 교수님이셔. 그런데 단순히 중국어만 하시는게 아니라 중국의 문화나 지역 역사 같은 것도 굉장히 해박하셔. 지금은 나이가 많으시지만 젊었을 때는 직접 중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데. 이건 지금으로부터 몇십년전, 그러니까 교수님이 아직 젊었을 적의 이야기야 지금은 중국여행을 하는게 쉽지만 92년 한중수교 이전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 중국은 공산주의국가였고 실제로 종북주의자들이 중국을 루트로 북한에 가거나 주체사상을 배워오는 경우가 왕왕있었던 모양이야. 그래서 과거에는 중국을 방문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고 비용도 장난이 아니게 많이 들었어. 그래서 교수님은 자신..

[괴담]사라진 포반장

할아버지는 1950년대 말에 전방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는 박격포 포반의 관측병(op)이었는데, 포대의 선임들 자체는 열악했던 그 시절에 어울리지 않게 서글서글하고 친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병사들과는 다르게 포반장은 인간쓰레기라고 불리기 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미 상사가 되었어야 할 짬이지만 중사였는데, 술을 마시고 민간인을 패서 그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간부들과 어울렸겠는가. 그러니 행정반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포반장은 박격포병들에게 화풀이를 하였다. 그는 말보다 발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었고, 한번 병사에게 주먹을 내지르면 피를 볼때까지 멈추질 않았다. 맞은 병사가 불쌍해 선임이 감싸줄라 치면 전포를 다 집합시켜 포신과 포다리..

[괴담]카시오페이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다가오는 습기 많은 끈끈한 공기는 암울한 혜정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좁고 굴곡 많은 보스턴의 거리를 지나 형부의 맨션이 가까워지자 혜정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실종된 지 두 달이나 되었다니!’ 언니로부터 소식이 끊긴 것은 두 달쯤 전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던가. 혜정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형부로부터 언니의 가출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진작 연락을 취했어야 하는 건데…….” 침통한 형부의 야윈 얼굴에 돋은 푸른 힘줄을 바라보며 혜정은 자책감을 주체할 수 없어 울음을 터뜨렸다.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모두 내 잘못이야.” 형부는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형부가 따라 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울음을 진정시키던 혜정의 두 눈이 갑..

[나폴리탄]해시 복합단지

당신의 눈 앞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9층짜리 주상복합단지가 보인다. 회색빛의 건물, 그 주변을 빙 두른 철제 펜스,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판에 의해, 한걸음 다가가 보았다. ! 진입 금지 ! 이 앞의 건축물은 해시 복합단지입니다. 해당 건축물은 2012년 8월 4일 폐쇄되었으며, 해당 경고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질환, 신체 결손, 실종, 사망 등에 대하여 초자연현상 관리국에서는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 나아가자, 더욱 짙어진 붉은색의 경고 표지가 보인다. ! 경고 ! 이 표지판 앞은 해시 복합단지입니다. 해당 지역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제지 대상입니다. 해당 경고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질환, 신체 결손, 실종, 사망 등에 대하여 초자연현상 관리국에서는 조치를 취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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