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탄괴담 19

[나폴리탄]+자 병원내부 복도 만약 이곳으로 가게 된다면 참고하길 바라며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지만 4갈래로 나뉜 오래된 병원 복도에 있다. 4갈래길 병원 내부 갈리질 가운데 위에는 주 백색 백열 구 하나가 걸려있으며 백열 구 주변으로 나방 한 마리가 날아다닐 뿐이다. 4갈래길 모두 짙은 어둠에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며 주 백색 백열 구의 밝기로는 식별 가능한 시야 거리는 4M정도 건너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 자신이 왜 이 장소에 있는지 모르며, 분명 집에서 잠에든 것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4갈래길 중앙에서 내가 보고 있는 방향 바로 앞 표지판에 무언가가 쓰여 있다. 빛이 약해 잘 보이지는 않아 곤란하지만 읽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내용은 이러했다. 이곳에 들어온 사람은 꼭 보길 바랍니다. 1.절대 백열 구의 빛 밖으로 나가지 말 것. 2.절대 나방을 먹..

[나폴리탄]생명 공학 연구소 야간 경비조 행동 지침서

안녕하십니까 xx씨 이 메일은 제우스 그룹 산하 제우스 생명 공학 연구소의 신입 경비원으로 입사하신 xx씨께서 앞으로의 경비 근무 절차와 근무 중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들을 정리한 지침서입니다. 저희 제우스 생명 공학 연구소는 1만평의 부지에 달하는 대규모 복합 시설 단지이며 a구역부터 e구역까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현 연구 단지에선 최신 전자망인 6G를 보급해서 사용 중입니다. 미리 배부해드린 타블렛과 ID 카드는 연구소내의 6G 전파망과 연동되어 작동되니 이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xx씨가 담당할 구역은 지난달에 일어난 작은 화재로 현재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d구역이며 배부된 지침서는 d구역의 야간 경비 지침서가 동봉 되어 있습니다. 근로 계약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지침을 어겨 발생..

[나폴리탄]XX 의대 해부 실습 사전 안내서

귀하께선 저희 XX 의대의 해부 실습 오후 반에 편성되셨습니다. 이에 앞서 실습생 여러분들께 몇 가지 안내 사항을 미리 전해드리오니, 부디 주의 깊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1. 가급적 편하고 세탁이 편한 일상복 차림으로 와주십시오. 2. 실습실 내에서 잡담이나 장난을 치지 마십시오. 3. 음식물 반입은 일체 금하고 있습니다. 4. 기증자 (이하 카데바) 에게 예의를 갖춰주십시오. 5. 실습 도중 카데바가 갑자기 말을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만, 실습을 진행하는 교수의 미숙함으로 신경을 건드려 생기는 흔한 일입니다. 주로 의미불명의 지리멸렬한 말들이기 때문에 학생 본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무시하십시오. 6. 카데바의 모든 체모는 깔끔히 제거되어 있습니다. 이는 카데바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도록 하기 위한 조치..

[나폴리탄]임자에게

임자, 내지서 잘 지내는가 나는 잘 못 지내네. 임자가 없어니 집안에 한기가 도네 아랫목, 윗목 가리지 아니허네 임자 젊을 적에, 기억 하련가 우리 처음 만난 곳 흥남부 삼화현, 탄광촌 항상, 시장에서 풍금, 단소 울리며 아는 체, 애교 하며 볏금 깍던 녀편네 내가 딱 그 광대 꼴일세 보름 달포, 섣달 되면 이제 그만 돌아오려나 하엿는듸 임자는 코빼기도 올 기미가 없워라 금명, 퍼뜩 임자 얼굴이 보고파 영, 끼니할 기분이 안나네 대정 12년 태평천하, 다들 면상에 생기가 도는듸 나만 이리 옆구리 시린 까닭, 무얼까 햇메밀, 보리 주정, 차조, 피 전부 넉넉히 소꼬에 차고 넘쳐도 임자 돌아오지 아니허니 나는 후회막심, 잠도 편히 못허네 내일도 나는 뒷산 진쟈 안, 상황 영정에 하꾸마이 한 됫박 퍼노코 파전..

[나폴리탄]어느 아파트의 민원처리 일지

민원 및 업무처리 일지 접수일자: 201X년 3월 8일 호수: 301호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안방 창문을 통해 밑에 층에서 담배연기가 올라와 불편 호소함 처리결과: 201호 방문하여 본 건물내 흡연금지 안내 및 지정된 흡연구역에서 흡연하실 것 요청함. 접수일자: 201X년 3월 10일 호수: 403호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새벽시간대 404호에서 벽을 긁는 소리와 여성이 노래 부르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서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함. 처리결과: 404호 공실임을 안내함. 위와 같은 소리가 다시 들릴 경우 시간대와 상관없이 관리인 개인번호로 재연락 요청함. 접수일자: 201X년 3월 11일 호수: 304호 (입주예정자) 연락처: 010-XXXX-XXXX 민원내용..

[나폴리탄]어느 호텔의 청소노동자 근무 매뉴얼

[이달의 표어] ※ 호텔의 첫인상은 내가 정한다! ※ 시설 유지 · 보수팀) ☎ 004-9984 프론트) ☎001-0001 직원식당) ☎004-9970 지배인실) ☎000-0099 ※목록 갱신 2023/02/01 4. 새소리가 들릴 경우 근처에 새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찾아서 제거하거나 시설팀에 연락하세요 B. 청소도구를 방치하지 마세요 C. 화장실 배수구를 확인하여 이물질을 제거해 주세요 D. 복도에서 잠든 손님은 깨우지 말고 프론트에 연락하세요 ∃. 주류보관소의 냉방장치를 끄지 마세요 F. 이동시에는 계단이나 직원용 엘레베이터를 이용하세요 G. 걸레를 손님용 화장실에서 세척하지 마세요 H. 전화기는 각 층 직원용 엘레베이터 옆 비품실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1. 살인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J. 강설시 프론..

[나폴리탄]<청소부원을 모집합니다.>

"어... 분명 채용 공고에서는 청소 용역을 구한다...고..."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지요?" "아뇨, 그... 생각했던 장소랑 좀 달라서..." 마치 벙커와도 같은 입구 앞. 이 문 앞까지 오기까지 수많은 계단을 내려왔다. 남성이 멋들어지게 관리된 앞머리를 쓰다듬으며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생긋 웃는다. 남자의 이마에 맺혀있던 땀방울이 그의 손바닥에 쓸려 내려간다. 뭐라고 할까. 웃음에 조금 가식적인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지. 밖의 그 땡볕 아래에서 날 기다리며 가만히 서 계셨었으니... "괜찮습니다. 보다시피, 이 사이 통로를 청소해 주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의 말을 듣고 반쯤 열려있는 문 사이로 내부를 살펴보니, 정말 그 말 대로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 그야말로, 감옥과 같지만 감옥과..

[나폴리탄]해시 복합단지

당신의 눈 앞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9층짜리 주상복합단지가 보인다. 회색빛의 건물, 그 주변을 빙 두른 철제 펜스,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판에 의해, 한걸음 다가가 보았다. ! 진입 금지 ! 이 앞의 건축물은 해시 복합단지입니다. 해당 건축물은 2012년 8월 4일 폐쇄되었으며, 해당 경고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질환, 신체 결손, 실종, 사망 등에 대하여 초자연현상 관리국에서는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 나아가자, 더욱 짙어진 붉은색의 경고 표지가 보인다. ! 경고 ! 이 표지판 앞은 해시 복합단지입니다. 해당 지역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제지 대상입니다. 해당 경고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질환, 신체 결손, 실종, 사망 등에 대하여 초자연현상 관리국에서는 조치를 취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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