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엔짜리 동전이 수중에 있으면, 종종 공중전화에서 장난전화를 걸곤 했다. 적당히 번호를 눌러서, 연결이 되면 상대가 끊을 때까지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는다. 연결이 되지 않으면 한 번 더 대충 번호를 누르고 말이지. 그 날 역시 공중전화에서 장난전화를 하고 있었다. 웬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요?]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었다. [장난전화인가...] 상대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수화기를 올려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집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평소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전화를 받겠지만, 그 날은 하필 집에 나 혼자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투덜대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요?] 전화를 걸어놓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었다. [뭐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