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2ch

[괴담][2ch]장작 줍기

MI_TE 2023. 2. 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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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에 있는 제 고향 마을 이야기입니다.

 

 

 

"우리 마을에서는 먼 옛날부터 '장작 줍기' 라는 기묘한 행동이 밤마다 일어난단다."

 

 

 

는 이야기를 할아버지한테 들었습니다.

 

 

 

저희 마을에선

 

 

 

"불조심 불조심, 성냥 한 개비도 화재의 원인."

 

 

 

이라고 하면서, 당번제로 교대해 가면서 '딱 딱' 하고 나무막대기 두 개를 두드리며 마을을 천천히 순회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소리가 들리면

 

 

 

"수고 많으십니다."

 

 

 

라고 한 마디씩 건넵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이 매일 반복되는 우리 마을의 풍습입니다.

 

 

 

"게을리했다간 장작 줍기에 끼게 된단다. 꼭 하거라."

 

 

 

라는 말을 저는 할아버지한테 자주 들었습니다.

 

 

 

제가 귀찮아하는 기색을 보이면 막무가내로 화를 내시며 억지로 시키셨습니다.

 

 

 

할아버지가 40대 시절 이 풍습이 폐지될 뻔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매 월마다 열리는 주민 정기 모임에서 '낡은 풍습은 필요 없잖아.' 라는 결론이 나와서, 그 다음날부터는 하지 않게 됐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불조심 순찰이 폐지된 바로 그날 밤, '마을 어르신들이 몇 명인가, 마을에 딱 하나 있는 공동 화장터를 향해 걸어갔다.' 

 

 

 

라는 몇 건의 목격담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다음 날 밤도, 그 다음 날 밤도…노인 분들이 화장터를 향해 걸어갔다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할아버지를 포함해서 마을 모임의 청년들은 이 현상을 미심쩍게 여겨, 어느 날 밤에 몰래 어르신들을 따라가 보기로 했답니다.

 

 

 

거기서 본 광경은 몹시도 이상했습니다.

 

 

 

노인 분들이 화장터로 향하는 도중에 길가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모아서, 그것들을 화장터 옆에 두고 되돌아간다.

 

 

 

이런 행동을 매일 밤 되풀이하고 계셨다는 겁니다.

 

 

 

그 중에는 할아버지의 아버지(증조할아버지) 모습도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그걸 눈치챘을 땐 이미 상당한 양의 땔나무가 모여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후, 장작을 모으던 노인 중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화장터에 듬뿍 모인 장작을 써서, 화장을 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은 공포에 질렸습니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고요.

 

 

 

장작을 주워 모으던 노인 분들 중 아직 살아 계신 분은 앞으로 둘, 마을 모임의 회장님과 제 증조할아버지 뿐이었습니다.

 

 

 

'계속 이대로 갔다간 우리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신 할아버지는 급히 마을 모임을 열어서 불조심 순찰을 부활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그렇게 정해 놓고, 어르신께서 돌아가시는 게 무섭다고 결정을 뒤집는 거냐' 고 바보 취급을 당해서, 결국 할아버지와 회장님의 아드님 둘이서 불조심 순찰을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그러자 그 다음 날부터 '장작 줍기' 는 딱 멈췄다고 합니다.

 

 

 

그 '장작 줍기' 란 게 과연 죽을 때가 가까워진 사람을 모종의 힘으로 그렇게 하게 만드는 건지, 그게 아니면 장작 줍기를 하게 된 사람이 죽을 운명이 되는 건지….

 

 

 

그 이후로 불조심 순찰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었다고 합니다.

 

 

 

이게 진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저를 훈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상의 이야기인지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제 와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게 된 화장터가 아직도 조용히 마을에 남아 있는 걸 볼 때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속으로 되새기면서, 막대기를 두드리면서 발을 맞춰 마을을 순찰합니다.

 

 

 

불조심 불조심, 성냥 한 개비도 화재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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