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등정은 보기 드물게 사람이 많았다. 사전 회의 끝에 조를 2개로 나눠 행동하게 되었다. 소형 무전기를 나눠가지고, 1시간마다 정시에 서로 연락을 하는 통신 훈련도 겸해서. 첫날은 기가 막힐 정도로 날이 맑아, 눈밭에 반사된 빛 때문에 눈과 코가 바싹 마를 정도였다. 이쯤 되면 정시연락도 훈련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까워진다. 그 분위기가 확 바뀐 건 몇번째인가 정시연락을 주고받으려 무전기 전원을 켠 직후였다. [이 채널에 누구 안 계십니까? 아사히다케 등산 중입니다.] 침착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쪽에서도 답을 보낸다. [네, 여기 있습니다. 호출하신 분 들리십니까? 감도 양호합니까?] 잠시 텀을 두고, 대답이 돌아온다. [긴급사태 때문에 구조를 요청합니다.] 난데없이 들려온 구조요청에 다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