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거리 오두막의 다루마'라는
이야기를 알고 계십니까?
옛날에 유행했던 도시 전설 이야기인데
여친과 둘이서 해외여행을 갔었을 때
여친이 현지에 있는 양복점에 들어간 뒤
사라져버렸고 현지 경찰에도 수색을
요청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일본에 귀국한 후에도 몇 번이고
그 나라에 가봐도 발견되지 않았고
몇년 뒤에 그 나라에 여행갔을 때
우연히 들어간 구경거리 오두막에서
혀가 잘리고 사지가 절단당한 여친이
구경감으로서 팔리고 있다는 무척 끔찍한
이야기죠
도시 전설적으로 전해져 온
이 이야기 말입니다만
최근, 끔찍한 체험을 겪어서
이 이야기도 분명 도시 전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을 할 테니 들어주길 바랍니다.
이야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나는 아시아의 국가들을 배낭여행 중이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단기간으로 배낭족이나 다름없는 짓을
하다 보니까 식중독이나 날치기 등 얼추 여행 중의
안 좋은 일들은 경험해왔지만 설마 그런 체험을
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여행을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났을 쯤이었다.
그 당시 나는 A나라의 교외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비스무리한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주위에 자연이 많고 음식이 맛있었기에
좀 더 길게 머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니, 본심을 말하자면 자연이나 요리는 둘째였고
옆 방에 있는 여자가 내가 여기에 길게 머무르게
만든 이유였다.
그녀는 나와 같은 일본인이고
여자가 혼자서 드물게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여기 도착하기 전날에 온 것 같았고
앞으로 5일 정도 여기에 더 머무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은 게스트하우스에는 그때 나와 그녀밖에
머무르지 않았고 아직 젊었던 나는 나쁜 속셈을
가지고 여기에 오래 머무르려고 했다.
머무른지 2일째가 되던 밤에 있던 일
장을 보고 돌아왔을 때 우연히 그녀와 마주쳐서
그대로 로비에서 술을 마시게 됐다.
서로 여행이라는 공통의 취미가 있어서인지
매우 분위기가 고조됐고 술이 다 떨어질 때까지
밤새워 마셨다.
술을 마시는 게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
그녀와 대화를 나눈 여운에 잠겨있었더니
옆방인 그녀의 방에서 샤워 소리가 들려왔다.
낡은 게스트하우스라서 소리가 고스란히 다 들렸다.
나도 잠들기 전에 얼른 씻어야지 하고 생각했고
샤워실로 향했고 옆방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
그녀를 상상하며 몹시 괴로워하는 순간이었다.
바닥에 비누를 떨어뜨려 주우려고 허리를 숙이니
타일 벽에 작은 틈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자의 호기심으로 그 구멍을 들여다보니
그녀의 방에 욕실로 연결되어 있었고
나는 그녀의 샤워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엄청난 구멍에 흥분해서 그날부터
샤워 소리가 들릴 때마다 몰래 그 구멍으로
들여다본다는 정말 한심한 짓을 반복했다.
그녀가 머물기로 한 마지막 날 밤
「오늘로 마지막인가.」
결국 그날 마신 이후로 로비에서 만나는 일은 없었고
또한 일부러 방으로 가서 그녀를 초대할 용기도 없었던 나는
아쉬운 마음이 많았지만 그날도 나는 그녀가 샤워하는 소리를
몹시 기다리는 평범한 엿보는 남자로 변했었다.
「쏴아악────」
여느때와 같이 샤워 소리가 들려왔고
나도 샤워실로 서둘렀다.
흥분한 기색으로 구멍을 엿보고
5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우당탕탕─」하고 몇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쿵」하고 문이 힘차게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샤워기 헤드를 쥔 채 굳었다.
몇 초의 침묵 후
「쾅」
엿보는 구멍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도 욕실 문이 부서지는 소리였을거다
현지인처럼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욕실로 들이닥쳐왔다.
「꺄앗」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그녀는 구타당했고
그대로 쓰러져 남자들에게 끌려가듯
욕실에서 사라졌다.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손으로 억누르며 방 문의 체인을 걸고
아침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떨었다.
공포에 떨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로비가 열리는 시간과 함께
주인에게 시급히 어젯밤의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어이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 여자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어.」
갑자기 등에 식은땀이 흘렀고
다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잠이 덜 깬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으며
주인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날 나는 장을 보러 간다며
게스트하우스를 뒤로한 채
곧장 공항 근처의 호텔에 묵고
그 다음날에 일본으로 귀국했다.
일본에 돌아와서도 몇 번이나
뉴스를 체크했지만 그런 뉴스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갈려고 해도 그녀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증거도 없다.
나는 뭔가 잘못 봤었고 그녀는 분명
무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당시에는 내 자신의 정신을
유지하는데 필사적이었다.
그리고 두 달 전에
엉뚱한 일이 계기가 되어
나는 또다시 A국에 가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은 출장이었지만
충격적인 체험을 경험한 나라였고
그 일 이후로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고
코로나 사태라는 점도 있어선지
요 10년 사이에 나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부분 변해버린 거리에
옛날 기억도 그리 많이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뜻밖의 장소에서 그 당시의
과거 모든 기억이 회상이 되버렸다.
그날 나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급 저택에 골동품을 구입하러 갔었다.
무려 상당한 자산을 가진 사업가의
집이었다고는 하나 사업 실패와 함께
주인이 행방불명되어 대저택과 함께
수많은 골동품이 담보로 잡혔고
매물로 나온 것이었다.
내가 수집하는 골동품류는
조금 특수한 것들이 많아서
그다지 물건이 나오지 않지만
이번에 상당수의 물건이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듣고 일부러
코로나 시국에 해외까지 온 것이다.
대저택의 안은 궁전처럼 꾸며져 있고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처럼 고풍스럽고
화려한 인테리어였다.
정보대로 상당한 수의 장식품이나
골동품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쳐박혔고
내게 있어서는 보물산이나 다름없었다.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인간이 여러 가지를
물색한 거겠지 귀중한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쌓여있었다.
안내원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거의 헐값이었고
다 골랐으면 부르라고 흥미가 없는 듯
부랴부랴 밖으로 나갔다.
좀처럼 보기 힘든 물건에 나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고 대저택의 안을 돌아다녔다.
전 주인이 취미로 모은건지
투자목적으로 모은건지
골동품 물건도 가지각색에
통일성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때마침 복도를 따라 걸어갔을 때였다.
이곳에는 그림들이 벽에 몇 개씩이나
기대어 세워지도록 방치되어 있었는데
흠칫할 만한 것이 있었다.
2미터 정도 되는 큰 액자 안에
사지가 없는 인간이 석고 같은 걸로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던 것이다.
석상을 가로로 잘라서 그림에 붙여놓은 듯한
마치 데스마스크의 전신 버전과 같은 입체 그림이었다.
그림 속에 있는 중년 남자는 괴로워하는 표정이었고
정말 악취미한 작품이었다.
3~4장 정도 이런 느낌의 입체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 중 한 장을 보고
인생에서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입체그림 속에는 사지가 없는 젊은 여자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바로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소식이 끊어진 그 여자였다.
잘못 봤을 리가 없다.
지난 10년 중에서 가장 많이
꿈에 나왔던 얼굴이었다.
작품의 연수는 9년 전이라고 써져 있다.
입체 그림 속의 그녀는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얼굴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끌려간 이후 그녀는 사지가 절단되어
석고로 본 떠 졌는지
말할 수 없는 운명을 느낀 나는
이후에 이 작품을 바탕으로
그녀의 소식을 알려고 움직였다.
할애했지만 귀국 날짜를 늦추고
상당한 돈도 사용했다.
그러나 알게 된 사실은
평화롭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어도
거대한 힘에 휘말려들게 되면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버린다는 것.
테러 등으로 일본인이 납치되거나
강도살인에 연루되거나 하면
대대적으로 방영되지만
그 배후에는 몇 편의 방영되지 않은
비통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었다.
단언한다.
"다루마 여자는 가짜를 섞은 실화다"
마지막으로
미리 말하지만 그 나라를 A국이라고 한 이유는
절대로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다.
픽션이라는 걸로 치고 자세히 캐묻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나한테도 내 사정이 있고 제3자 입장에서 보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또한 그런 나의 갈등의 배출구로 그런 형식으로
이 사이트를 이용한 것에 대해 사과와 함께 감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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