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2ch

[괴담][2ch]속죄의 집

MI_TE 2023. 2. 17. 05:35

오노 씨는 원래 영적인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
인간이었다고 한다.

그런 평범한 체질인 채 20년 가깝게 살아왔다고 했지만
어느 사건이 있고 나서부터는 종종 "그런 것"을 볼 수 있게 됐고
지금은 공포 체험을 겪은 수를 셀 때 양손의 손가락이 필요할 정도로
「보이는」인간이 돼 있었다.

「이야, 보이지 않았던 사람이
  보일 수 있게 된 계기는
  진심 느닷없이 들이닥친 거야」

이건 그렇게 말을 내뱉은 오노 씨가 아직
고교시절인 이야기라고 한다.

오노 씨의 집 근처에 한 채의 폐가가 있었다.

원래는 구멍가게였었는데 오노가 태어날 무렵에는
이미 폐가가 된 지 오래였다고 한다.
그가 부모한테 들은 바로는 그 구멍가게는
옛날 어린이들의 단골 집합소였다고 한다.

옛날에 기질이 매우 호탕한 할머니가 경영하고 있었고
평소에는 상냥하고 밝지만 하면 안되는 짓을 하면
끝까지 꾸짖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는 가게에 내 가게에 오는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손자라고 생각혀."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했고 아이들은 마귀할멈이라고 두려워하면서도
그야말로 제2의 할머니처럼 친숙했고 오노 씨의 어머니도 종종
가게에 찾아와 할머니와 놀아드리거나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드렸다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할머니는「모두의 할머니」로서
늘 친근하게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일의 발단은 도둑을 붙잡은 것이었다고 한다.
여자아이도 많이 오는 가게여서 아이용 액세서리 같은 것도
판매했는데 어느 날 할머니는 물건 수가 맞지 않은 걸 깨달았다.
혹시 도둑맞은 걸까 하고 의심하는 할머니에게 몇 명의 여자 그룹이
찾아와 ○○이 목걸이를 훔쳐갔다고 자랑하며 말했다고 했다.

격노한 할머니 훗날 가게에 찾아온 해당 아동을 붙잡아
열화처럼 호통치셨다고 한다.

친손자처럼 아이들을 귀여워했던 만큼
배신감과 분노가 컸던 점도 분명 있었겠지.
하지만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분명 그 할머니는
용서해줬을 것 같다는 게 오노의 엄마 말이었다.

그 훔친 아이는 발끈하는 할머니 앞에서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안 훔쳤어, 내가 아니야." 라고 말했고
소녀의 호소는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붓기
할머니는 그 소녀의 학교로 전화를 걸어 담임교사와 교장을 불렀다.
그러고는 흐느껴 우는 여자아이를 불러낸 담임교사와 교장 앞에서
사정없이 욕하며 "당신네들은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냐며"
강한 어조로 말씀했다고 한다.

결국에는 부모까지 불러 두 번 다신 우리 가게에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나서야 할머니의 격분은 진정됐었는데
이 정도로 호되게 혼나고 마구 호통이 난 여자아이 입장에선
오히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부모한테 혼나고 선생님에게는 문제아 취급으로 불리고
반 친구나 동급생 더 나아가 하급생한테도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자신의 주장은 누구 한 명 들어주지 않았다.

아무리 도둑질을 했다지만 그건 어린아이가
견딜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을 거다.
그 여자아이는 며칠 후 학교 근처 육교에서
도로로 뛰어내려 숨졌다.
그때만 해도 화가 풀렸던 할머니는
사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만큼이나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해버린 이상
이제 와서 차마 너무 지나쳤다고 말할 수는 없었는지
할머니는 사람들이 그 얘기를 꺼낼 때마다

「저런 나쁜 애는 죽어 마땅하다」
「죽어서 도망가다니 비겁하다」는 둥 욕지거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가게에 어느 부모와 자식이 왔다.
험악한 얼굴의 부모 사이에 끼여서
가운데에는 너무 울어서 눈이 부은 본 적이 있는 얼굴.
그 아이는 그날 도둑 범인을 일러바친 여자 그룹 중 한 사람이었다.
「실은……」
미안한 표정으로 그 아이의 어머니가 내뱉은 말은
할머니에게 있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실은 그 도둑질은 자살한 ○○이 아니라
저희 딸이 한 모양이라──
「그 아이가 얼굴이 귀여운 아이여서
  동성으로부터 제법 질투를 샀던 거 같아요.
  그래서 도둑질 한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다 함께 한 바탕 연극을 꾸민 거 같아요.」
 
속이 뒤집힐 정도로 너무한 얘기라서
오노의 엄마는 그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했다.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해야 하나,
그 뒤 할머니는 애꿎은 여자아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마귀할멈으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한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손자처럼 귀여워한 아이들에게
살인자라 불리고 가게에 돌이 던져지고
원래부터 거리낌없는 할머니의 언동을
달갑게 여기지 않던 부모들로부터도
항의 전화를 받았고 학교에서는
「문제가 있는 사람의 가게이니까 가지 말도록」
이라고 지시를 내렸고 급기야 이야기를 들은
불량배 양키 집단에게 가게를 털려서 할머니는
완전히 몸과 마음 지쳐버렸다.

소란을 듣고 먼 곳에서 찾아온
할머니의 누이였는지 누이동생이었는지
목을 매고 죽은 할머니의 시신을 발견했고
「모두의 할머니」가 되려고 한 노인의 꿈은
쓸쓸히 사라졌다.

「『이렇게 하는 것 말고는 속죄할 방법이 없습니다.
    용서해주세요』라는 유서가 있었다고 하며
    그런 일이 있었던 장소라서 저기에는
    담력시험을 하려는 불량배조차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너도 이상한 생각하지 마라 벌 받으니까."
엄마는 오노 씨에게 그렇게 말했는데
그러나 그때에는 이미 그 구멍가게 폐허에서
담력시험을 하기로 확정돼 있었다.

당시 오노 씨는 고교 3학년.
진학이든 취직이든 진로도 대강 정해졌고
남은 건 아무 생각 없이 놀기만 하는 시기였다.
불법 침입으로 끌려가 진로가 엉망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줄타기였지만 학생이란 건 바보라서
당시는 그런 것에 대한 건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뜻밖의 사고 일화가 있고 자신들의 행동 범위 내에 있고
만일의 경우에는 달려서 도망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
적당한 심령 명소.
그 구멍가게 폐허는 어느 의미로는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오노 씨가 동료에게 어머니로부터 들은 사연을 전하자
다들「좋아, 이거야!」라고 무척 고조됐었고 갈팡질팡
날짜가 정해졌고 담력시험의 당일은 금방 찾아왔다.

「역시 밤이라서 분위기 있네. 어때, 이타가키 뭔가 느껴져?」
「느껴져 느껴져. 앗, 방금 저기서 할머니가 손짓했어!」
「분명 구라야! 방금 꺼는 백빵 구라잖아!」
 
그곳에 간 사람은 오노 씨를 포함해 5명 정도의 인원이었고
그중에 이타가키라는 남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 이타가키는 평소에「영감이 있다」고 자칭해 왔으며
실제로 그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누군가의 손이나 다리가
사라지거나 바람 한 점 안 부는 야외에서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진이 흐릿하게 되거나 하는 둥 불가사의한 일이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다들 이타가키의 영감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지만
담력 시험을 하려면 역시 전문가가 있어야지라는 느낌으로
이타가키를 유혹하는 흐름이 됐고 그도 기꺼이 그 권유에 응했다.
그가 오기까지의 경위는 대충 그런 이유였다고 한다.
또한 이타가키는 활발하고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애라
같이 있으면 그 장소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고조된다는 점도 있어서다.

하지만 그 이타가키는 폐허에
들어가자마자 뚝 하고 조용해졌다고 한다.

오노 일행은 한동안「우와, 진짜로 구멍가게잖아!」
「옛날 장난감이 그대로 남아 있어.쩐다」등 공포라기보단
감탄하면서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는데 기묘하게 조용한
이타가키를 눈치챈 한 명이 그에게 "무슨 일이야?"라고
말을 걸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타가키는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아까부터 계속 무슨 이상한 소리 안 나?」
「소리?」
「응, 뭐랄까...끼익 끼익거리는 소리」

이타가키의 그 발언으로 어딘가 들떠 있던
오노 일행은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끼익,끼익, 그 의음은 좋든 싫든
「목매달아 죽은 사람」를 연상시키기 때문이었다.

「그 소리, 어디서 들려오는데?
  나는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아마, 안쪽에서 나는 거라고 생각해」

안쪽. 「구멍가게」로서의 공간이 아닌
자살한 할머니의「집」인 공간.
거기서 끼익끼익 하는 이음이 난다.
이타가키의 말은 젊은이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지만 허나 무서운 것을 모르는
인간은 있기 마련이고
「좋아, 그럼 더 안쪽까지 가보자고」
그룹의 우두머리엿던 "다나카"라는 사내가
겁먹기는 커녕 희희낙락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이어이, 우리들 원래부터 귀신을 보러 왔잖아.
  할머니 얼굴 보러 가자!!」

담력시험은 딱히 유령을 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러나 그 기세에 눌려서 오노 일행은
마지못해 안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불을 지핀 다나카가 선두를 끊고
스무스하게 나아가고 있었으므로 공포심은
그렇게까지 많지 않았지만..

「앗」
소리가 나고 한 사람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오노 씨도 그와 같은 타이밍에
걸음을 멈췄다고 했다.
「바, 방금, 들렸어…!라고 해야 하나
  지금도 들리고 있어!!
  뭐야 이거 기분 나빠!!」

끼익, 끼익, 끼이익.

그런 소리가 확실히 오노 일행의
귓가를 두드린다.
"아니, 두드리기 시작했다"라고 해야 하나..

그 소리는 생각보다 무척 귀에 거슬리고
집요해서 미처 듣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왜 이렇게 큰 소리가 아까까지는
들리지 않았던 걸까.

그 의문은 오노 일행에게
무척 커다란 불안을 안겨주었지만
그런 것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다나카는
척척 나아간다

「너희들, 진짜로 무슨 소리 들리는 거야?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불복한 그의 질문에 대답할 여력은 없었다.
이딴 소리 이쪽도 듣고 싶지 않아.
그런 불평을 쏟아낼 여유조차 없이 큰 공포와
불길한 불안 앞에 삼켜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끼익, 끼익. 끼이익. 끼이익.
소리는 점차 가까워진다.
이윽고「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타나카가 걸음을 멈췄다.

「여기 아니야? 자살 현장」

「…우와」

태평하게 말하는 다나카와는 대조적으로
이타가키는 얼굴을 찌푸리고 마음속으로
싫은 소리를 냈다.

그리고 오노 씨 자신도 또한 그와 같은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끼익.. 끼익..

아직도 그치지 않는 그 소리는
분명히 눈앞에 있는 방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누렇게 거미줄이 쳐진 장지문.
아마도 침실이겠지 그 방 안에서
과거에 꺼림칙한 일이 있었다.

「아니, 안 돼.
  여기 이 방만큼은
  무조건 위험해」
담력시험 자체에는 마음이 내켰던
이타가키가 지금은 얼굴을 시퍼렇게 하며
고개를 저었다.

타나카 못지않게 겁을 모르는 그가
이렇게까지 겁에 질린 사실이
눈앞에 있는 방을 파헤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도
전혀 들리지 않는, 감지할 수 없는
다나카에게는 전부 소 귀에 경 읽기였고

「실례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다나카는
장지문을 열었다.

그다음 순간이었다.
오노 씨도, 이타가키도 다른 동료도 다나카도
전원 거의 일제히 절규하며 발을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위험해! 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
  위험하다고! 그건 진심으로 위험해!!!」

폐가 안은 길이 좁아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부대끼게 되지만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오노 일행은 앞 다퉈 출구를 향했다.
아무튼 1분 1초라도 빨리 누구보다 멀리 그 침실에서
멀어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침실 안에 있었던 건
예상대로의 광경이었다고 한다.
천장에 매달린 노파가 좌우로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었다.

진자운동 같은 그 움직임에 따라
그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끼익끼익하고 울려퍼졌다.

눈은 허옇게 흐려져 있고
입은 떡하니 벌어진 채
평생 잊지 못한다 라고
확실할 만한 무시한「그것」을
모두가 똑똑히 봤다고 한다.

"그 이후의 일은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아."라고
오노 씨는 말했다.

정신없이 구멍가게를 뛰쳐나와
정신을 차려보니 다나카의 집에
굴러 들어가 있었다.

한동안 모두 다나카의 방에서
멍하니 시무룩하게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두려움도
사그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예상대로 위험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라는 기쁨이
훨씬 더 커졌다고 한다.

「이야~ 위험했네.
  귀신이란 게 진짜 있구나」

「그 할머니의 얼굴,
  당분간 못 잊겠네.」

여하튼 이타가키 이외에 영감이 없는 인간들뿐.
당연히 그런 기괴한 체험을 한 적도 없었다.
체험한 순간과 직후는 물론 무서웠겠지만
지나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노 씨를 포함해 다들 전승회(싸움에서 승리) 같은
분위기가 됐다고 했는데 그중 유일하게 영감을 가진
이타가키만이 계속 얼굴을 시퍼렇게 한 채 떨고 있었다고 한다.
「너도 슬슬 기운 내라고. 저런 건 일상다반사하게 보잖아?」
장난 섞인 격려에도 이타가키는
「……너네들, 정말로 그 방 안을 봤냐?」
창백한 얼굴로 이렇게 물었다.

「봤어. 그래서 다 같이 뛰어서 도망쳤잖아」

「할머니뿐이었냐?」

「하?」

계속된 이타가키의 말에 그 자리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너네들, 혹시 할머니만 보였냐?」

「어……아니、 할머니뿐이었잖아?」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이타가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목소리르 떨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목매여 죽은 걸 보면서
  껄껄 웃으며 박수를 쳤잖아……
  쪼그려 앉은 여자가...」

오노 일행은 그걸 보지 못했다.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안 보였던 건지
그 부분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영감이 강한 이타가키조차
문을 열기 전까지 그 「박수 소리」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런 섬뜩한 것 본 적이 없어.
 두 번 다신 담력시험 같은 건 안 해……」

그 폐허는 지금도
그곳에 있다고 한다.

허물지 않는 건지
허물지 못하는 건지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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