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2ch

[괴담][2ch]어렸을 적, 사육장의 동물이 잘 죽었는데 예상 밖의 진상이 판명됐다

MI_TE 2023. 2. 19.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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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길 좀 들어봐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아니, 아마 그렇겠지만 십중팔구 친구가 한 짓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어렸을 적 그니까 초등학교 시절에 

사육장에서 생물을 기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꽤 있을 거라 생각해

 

왜 기르는지는 몰랐지만 생물 담당 이런 것도 있었을걸

나는 생물을 좋아했어서 초1부터 쭉 생물 담당을 하고 있었어

우리 초등학교에선 분명 토끼와 울지 않는 닭, 그리고 작은 연못에 금붕어 같은 것이 잔뜩 있었어

 

그리고 난 초1 때 오사카에서 전학 왔었어.

그래서 그때 나랑 등교하는 길이 같았던 친구가 있었어.

얘를 "O"라고 해둘게

O는 머리가 좋아서 여러 가지를 많이 알고 있었어

운동은 잘했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었지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뭐랄까..독특한 녀석이었어..

 

O와는 초1부터 친구가 됐고 초3까지는 학년에서도 우수한 학생이었어

아마 다들 이 녀석은 사립에 갈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초4부터 O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됐어

아니, 일부러 안 받은 걸지도 모르지..

눈에 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녀석이었으니까..

 

그런 때였지..

여름 방학이 끝나고 나서였나.. 우리 반에서 키우던 송사리가 죽었어.

처음엔 다들 수명이 다해서 죽은 줄 알았고 나는 한 마리가 죽었고 그 영향으로

물이 썩어서 나머지 송사리도 죽었을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선생님들이 뭐라고 떠들었던 기억이 있어.

그것도 후일에 판명되었는데 다른 반에서 기르고 있던 송사리도 죽어있던 거야

  

그럼 이렇게 돼버리면 학년에서는 "송사리를 죽인 놈이 있지 않을까?"

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 역시 남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잖아 

"저 녀석이 범인 아니야?"라든가 "9반 녀석들이 했대."라는 분위기로 

고조되고 있었어.

 

나는 생물 담당이기도 해서 생물을 장난으로 죽인 것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범인 찾기에 기를 쓰고 나섰지.

거기서 다른 반이었던 O와 상담을 해봤지

참고로 O반의 송사리는 죽지 않았어

 

나「송사리를 죽인 게 누구일 것 같아?」

 

O 「도통 모르겠네 모두의 얘기대로 9반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금방 알아챌 거고 역시 병에 걸려 죽은 게 아닐까?」

 

나「어? 그렇게 단번에 두 반의 송사리가 죽는다고?」

 

O 「잘 모르겠네..뭐.. 물이 더러워지지 않으면 단번에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독이라도 넣은 거 아냐?」

 

이런 느낌의 얘기를 O의 집에서 했던 게 기억 나

 

독.. 그런 말을 들어도 나는 팍 하고 느낌이 오지 않았어

당연하지 초등학생이 떠올리는 독의 이미지는 병에 든 것이나

손을 대면 순식간에 녹는 염산같은 것 밖에 없어

주변에서 어떤 게 독극물인지 알 리가 없었지

그리하여 범인 찾기 유행도 지나갔고 겨울 무렵이었어

 

3번째 사건이 발생했어.

 

연못의 물고기가 죽었어.

연못이라 해봤자 안뜰의 작은 연못이었는데

그곳 물고기가 대량으로 떠올라 죽은 것이

발견돼서 큰 소동이 벌어졌지

 

나는 이 안뜰 연못이 좋아서 여기서 자주 

게아재비를 잡고 있어서 굉장히 충격이었어

그래, 거기서부터 내 악몽이 시작됐지

내가 곧잘 안뜰에 온다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었지

다시 말해 범인 찾기의 화살은 점점 나한테 향했고

내가 연못에 독을 흘려버렸다는 흐름이 형성됐지

 

물론 나는 그런 짓은 안 하고 내가 생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애들은 나를 감싸줬어 나는 별명이 벌레 박사였는데

그때부터 일부 애들한테 벌레 죽이기의 박사, 저승사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고 말았지

그럴 때 나를 가장 먼저 감싸준 사람이 O였어

나는 이 녀석은 제일가는 친구구나 하면서 진심으로 생각했지

아마 절친이라고 생각했었지

반에서 노는 친구가 줄어든 나는 O의 집에 자주 들락날락거리게 됐고 

스매시 브라더스(닌텐도 게임)에 빠졌어

 

겨울 방학에 O와 스매시 브라더스를 하면서 진범이 누구일까 하는 얘기를 했지

 

나「연못의 물고기를 죽인 게 누굴까?」

 

O「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놈은 지금쯤 웃고 있거나 괴로워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나는 이때의 O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었다.

결국 그다음 다시 스매시 브라더스나 했지

 

겨울방학이 끝나고 진전이 있었어.

반배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한 교실 대청소에서

청소용구 바구니에 있던 어느 물건이 발견되어

큰 소동이 났지. 그것은 세제였어. 

우리 반의 세제가 많이 줄어든 것도 있어서

여름방학 전 대청소 후에 선생님이 예비로 몇 개 더 사셨어.

하지만 새것으로 산 세제는 거의 들어있지 않았어.

선생님에게 여자 애가 세제가 없다고 보고하러 간 그 순간

모두의 눈빛이 나를 의심하고 있다는 눈빛이 돼 있던 것을 기억해

 

나는 대청소가 끝난 뒤 선생님께 찾아가서 이야기했지

뭐.. 어린애 같은 얘기인데 진범을 찾아내서 내가 결백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으니까 도와달라고 상담했지

선생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알았어.. 알았어.."라고 말하며

나를 가볍게 대했지

 

그리고 종업식 후의 종례 시간이었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선생「다들 눈을 감고 책상에 엎드리세요.. 세제를 멋대로 쓴 사람 화내지 않을 테니 손을 들어주세요」

 

아무도 움직이는 소리가 안 나.. 당연하겠지..

나는 이 선생을 멍텅구리 얼간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5학년이 됐지

나는 벌레 죽이기 박사라는 별명도 다들 싫증이 났는지 불리지 않게 되어 안심하고 있었다.

O는 여전히 다른 반이 된 채였다.

나는 생물 담당을 계속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아무도 하지 않아서

결국 다시 했어. 참고로 다른 학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5~6학년부터

오두막 청소도 하는 게 규칙이었어.

 

과외 활동으로 생물 클럽에 들어간 나는 이때가 무척 즐거웠다고 기억해

벌레나 파충류를 다양하게 키워서 부모에게 혼났었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분명히 6월쯤이었을 거야

"수상한 사람이 생물을 죽이고 다닌다"라는 소문이 돌았었지.

실제로 헛소문이 아니라 피해가 난 적도 있었고 웬만한 뉴스에도 나왔어

결국 연락망에 최근 고양이나 개를 죽이는 사람이 돌아다닐 가능성이 있으니

등하교는 조심하자 라고 써있는 글이 적혀있었어.

등하교는 집단 등교가 돼버려서 귀찮았었지.

 

그리고 얼마 지나서일까

갈기갈기 찢긴 고양이가 발견되어 난리가 났어.

그리고 여느 때처럼 산에 벌레를 잡으러 간 나는 도중에 강아지의 시체를 발견해서 파출소에 갔었어.

역시 보통 일이 아니다 라고 판단되어

경찰들도 순찰을 돌기 시작한 바로 그때였지.

닭과 토끼가 죽었어

 

아침 조회에서 교장선생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지.

나는 반 애들한테 강아지 시체를 발견해서 범인 취급을 받았었다.

학교에 가기 싫어졌고 O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이야기는 결말을 맞이했다.

경찰이 범인을 붙잡은 것이다.

범인은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싫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린 적이 있는 아저씨였다.

 

범인도 잡혀서 잘 됐고 나의 누명도 없어져서 이걸로 지금처럼...

평범하게 될 터였다..

나는 뭔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우선 내가 발견한 개의 시체는 학교에서 2KM 떨어진 곳였었지.

더구나 경찰이랑 확인했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들개로 판명이 됐어.

게다가 길가에 쓰러져 죽은 채로.

즉 개는 관계없다.

그걸 나는 학교에서「개가 살해당하고 있어!」라고 착각해서 떠들어댔어.

토끼는 거기에 맞춰지는 느낌의 타이밍에 죽은 거야

 

어라?

혹시 토끼와 닭을 죽인 녀석이 또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실은 개가 길가에 쓰러져 죽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학교를 졸업했어

뭐랄까..누군가에게 말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내가 개가 살해당했다고 이야기한 상대는 O를 포함한 몇 명 뿐이었으니까

그 얘기를 들은 사람 중에 범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왜냐하면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사육장의 문을 부수고 생물을 

일부러 죽이는 일 같은 귀찮은 짓을 할 거라고 생각들지도 않았고

송사리에 관해서는 그 아저씨와 관계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아무에게도 이 생각을 말하지 않은 채 중학교에 진학했지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O와는 지역별 중학교로 옮겨서 소홀해졌어.

중학교에서는 딱히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문제도 한 가지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어느 힌트에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반이 유행하는 바람에 쉬는 시간에 필통을 열고 필통 안에 장난을 친다는

시답잖은 거였지. 나도 몇 번인가 당해서 되갚아주고 싶어서 

필통을 열면 방범 부저의 핀이 빠지도록 설치하고 일부러 필통을 놓고 왔어.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가 방범 부저가 울렸고 

그 이후 내 필통에는 아무도 장난을 치지 않게 됐지.

그 당시의 친구한테서 얘기를 들어보니

"필통을 열면 큰 소리가 나는 것을 알았으니 상대하지 않는 편이 좋아"라고 생각이 들었대

이때 나는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어.

 

닭이였어.

「소리가 나니까 만지고 싶지 않아.」라고 들어서 나는 깨달았지.

외부사람이 사육장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닭이 있을 경우 일부러 죽이러 사육장에 들어갈까?

보통은 우는 닭이 있는데 들어가려는 사람은 없다.

그래봤자 그 자리에서 붙잡히는 게 고작이겠지.

하지만 범인은 닭도 토끼도 죽였었다.

닭이 울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으면 보통은 안 한다.

게다가 초등학교 때 닭들이 절대로 울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부모는 물론 학교 학생들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다.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범인이 점점 좁혀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나와 O는 다시 같은 학교가 됐어.

나는 머리색을 염색했지만 O는 염색하지 않았다.

역시 눈에 띄는 걸 싫어하는 점은 변하지 않았구나 라고 살짝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속의 의심을 모른 채 하면서 O와 다시 사귀었다.

역시 O는 스매시 브라더스가 강한 그대로였다.

하지만 뭔가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어른이 돼간다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O는 머리가 좋고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3이 되었을 때였다

수험 시즌이 끝나고 O의 집에서 한가롭게 있을 때였다.

O가 음료수를 사 오겠다며 밖에 나가 있는 동안이었다.

나는 O의 방에서 뒹굴거리며 뭔가 재밌는 게임이라도 없을까? 하며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O의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살짝 O의 책장이 신경 쓰여서 책장을 뒤졌던 것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나는 이상한 책이라도 있다면 놀려줄 생각이었다.

 

책장에는 그가 좋아할 만한 추리물이 많이 꽂혀 있었다

하지만 그 추리물은 이미 먼지를 뒤집어썼고 더 이상 읽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지.

대신에 눈에 띈 것은 몇 번이고 읽은 흔적이 남아있는 책이었다.

파리 인육 살인사건 책이었다.그리고 다른 1권은 절가.

'뭐지.. 이 감각은" 마치 봐서는 안될 것을 봐버린 기분이었다.

자세히 보니 O가 가진 책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죽는 것들 뿐이었다.

송사리, 연못의 물고기,개의 사체, 토끼와 닭을 무의식적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었다.

 

「독을 넣은 거 아닐까?」

O가 그렇게 말하고 세제는 발견됐다.

 

「소리가 날지도 모르니까 안 만져.」

O는 닭이 울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아지가 살해당했다고 착각해서 내가 이야기한 상대는 O였어.

어쩌면..어쩌면..

그래도 그때 O는 감싸줬어 그런 애가 범인일 리 없어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걸리는 점이 있었다.

 

"감싸줬으니까 O는 아니야"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나는 O와 헤어진 후 안절부절 못해서 초등학교에 전화를 했어

그러나 아무도 당시의 선생님은 없었고 헛걸음인가 라고 생각한 때였지.

분명히 6학년 때의 담임이 졸업과 동시에 정년퇴직을 하고 있었어.

나는 당시의 연락망을 찾아 서둘러 전화를 걸어 이야기할 시간을 얻었지.

 

며칠 후 나는 선생님 댁으로 불려서 추억 얘기를 

꽃 피우며 당시의 일에 대해 파고들었지.

"토끼가 살해당한 것에 대해서 뭔가 숨기는 건 없냐고"라고..

선생님은 얼굴을 의아스러운 듯이 흐렸다

나는 뭔가가 있었다고 확신했지.

선생님은 깊이 한숨을 쉬고 나서 말하기 시작했어.

 

우선 그 아저씨는 고양이는 죽였지만 토끼,닭은 죽이지 않은 것.

다음으로 경찰 쪽에서 어쩌면 내부범일 가능성이 있는데 수색을 하겠냐고 물어봐서 거절한 것.

그리고 부모에게 연락망을 돌려 범행 시각에 누가 없었는지를 통해 알게 된 것.

내가 그 안에 O는 있었나요?라고 물어봤다.

선생님은 놀란 표정으로 O를 의심하고 있는 거니?라고 물으셨다.

나는 조금 망설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O는 범행 시각에 집에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실은 O는 송사리 사건 때부터 몇몇의 선생님한테서 의심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을 의심할 만한 말을 할 수가 없었고 학교측은 묵인하고 싶어 했던 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끼 사건 이후 선생님들은 O가 범인이다 라는 견해가 강해졌다.. 라고 말하기보다도 거의 확정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O는 초3부터 일부러 점수를 떨어뜨려 눈에 띄지 않게 하거나 체육시간 때도 그다지 다른 애들과 관련하지 않는 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늘어서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자존심은 높았고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것이 싫어서 

그 스트레스를 물건에 맞혀서 발산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4학년이 되고 나서는 그 경향이 강해져서 그대로는 좋지 않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 참에 

송사리가 갑자기 죽었다고 한다.

교원 중에는 O가 자기 반에서 송사리를 귀여워했기에 그런 일을 할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와 결국 흐지부지 돼버렸다

그러나 선생님은'O가 범인이겠지'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O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몹시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의 배출구로서 생물은 죽이지만 자신이 귀여워하는 것은 죽이지 않는 타입인 게 아닐까..

자신의 소유물을 상처 입히는 건 참을 수 없는 타입이 아닐까 하고..

 

그리고 송사리가 죽고 나서는 눈에 띄게 그의 태도도 좋아졌고 누군가와 부딪치는 일도 없어졌다.

하지만 아무도 O에게 추궁은 하지 않았었고 용서받지 못했다고 한다.

만약 O가 날뛰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었고 두려운 날을 보냈다는 것 

나는 그 말을 듣고 왜 그때 O가 나를 감쌌는지 알 것 같았어.

우리 사이에 대등한 우정관계는 없었던 거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O는 나를 소유물로 보고 있던 것이었어.

나는 이야기를 마치고 선생님께 예의를 갖추고 나갔고.온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지.

O와는 오래 사귀었지만 절대로 나한테 보여주지 않는 다른 면이 있었던 거야

아니, 나한테만 보여주지 않는 다른 면이 있고 그 외를 보이는 일은 없다고 해야 옳나

 

수일 후 침착한 나는 언제나처럼 O의 집으로 가서 O의 방으로 올라갔고.

"어쩐 일이야"라고 말하는 O에게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조금 그리운 얘기인데」

 

「어떻게 알았어?」

 

나는 말문이 막혔어.

눈앞에 있는 O가 O가 아닌 것 같았지

아니, 지금 모습이야말로 원래의 O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알았어? 누구한테서 들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무서워져서 나는 서둘러 O의 방을 뛰쳐나왔었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나는 집에 돌아와서 핸드폰의 저장된 O의 번호를 지우고

메스꺼움이 심해져서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게 됐어.

O한테서 연락은 안 왔었어.

 

이것이 6개월 전의 일

나는 지금 히로시마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어서

이제 만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 떠올려보면 그 녀석이랑 고등학교가 같았던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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