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2ch

[괴담][2ch]동물들이 싫어하는 장소

MI_TE 2023. 3. 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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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 관한 얘긴데 말야.

 

 

우리 집에선 개를 키웠어. 3마리.

 

 

퍼그랑 보스턴 테리어랑 그 둘 사이 자식까지, 합계 3마리야.

 

 

솔직히 처음엔 좀 못생겼다 생각했는데 익숙해지니까 얘들이 귀엽더라고, 진짜.

 

 

뭐라 해야 하지. 애교가 넘치고, 내가 움직일 때마다 세 마리가 다 뒤를 쫄래쫄래 쫓아오는 거야.

 

 

강아지도 쪼끄맣고 인형 같아서 있지, 손바닥 크기까진 아니지만 어쨌건 말랑말랑 폭신폭신한 게 최고였어.

 

 

그래서 나는 그 개들 3마리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사랑했어.

 

 

하지만 그래도 예의를 안 가르친 건 아니야.

 

 

기본적인 예의범절은 가르쳐 뒀다고 생각해.

 

 

용변은 정해진 자리에서만 보고, 사람한테 함부로 짖지 않고, 다른 개한테 싸움도 걸지 않고, "손" 도 "집에 들어가" 도 가능했어.

 

 

참고로 우리 집은 2층짜리 단독 주택이라 2층의 한 방을 통째로 개들 방으로 쓰고 있었어.

 

 

평소엔 1층 거실에서 지내게 하고, 잘 때나 집에 아무도 없을 때는 2층으로 이동시는 식이었지.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말야. 1층에서 내가 밥을 먹고 있을 때였어.

 

 

평소처럼 개들을 1층으로 옮긴 다음 놔뒀는데, 그랬더니 갑자기, 진짜 갑자기 말야?

 

 

그 어떤 전조도 없이 짖어대는 거야, 개들이.

 

 

세 마리가 동시에 "컹컹컹!" 하고.

 

 

진심…우리 집에 분양된 직후에도 이렇게 짖진 않았는데 말야.

 

 

그 정도로 심하게 짖는 거야.

 

 

당연히 깜짝 놀랐지.

 

 

왜냐면 지금껏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거든.

 

 

뭐, 아무튼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 때는 밤이었고, 이웃집에 민폐라 일단 "짖지 마." 라고 혼내 봤어.

 

 

그러니까 잠깐 조용해지더라고.

 

 

하지만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컹컹 하고 다시 짖기 시작했어.

 

 

아까 위에도 썼지만, 기본적인 예의범절 교육은 다 해 뒀고, 지금까지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그래서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로 개들을 다 2층에 강제로 쫓아냈어.

 

 

이웃 사람이 민원 넣는 것도 싫고 말이지.

 

 

그러니까 개들은 조용해지더라고, 그날은 말이지.

 

 

그 때부터 시작이었어. 우리 집 개들이 1층에서 짖게 된 건.

 

 

근데 짖긴 하는데, 나나 우리 가족들이 있을 땐 안 그래.

 

 

오직 1층 거실에 아무도 없을 때만 짖었어.

 

 

'잠시 물건 찾으러' '잠시 화장실 좀' 그렇게 잠시 자릴 비우기만 해도 짖더라고.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생각해서 동물병원에 데려가 봤어.

 

 

'뭔가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하고.

 

 

근데, 수의사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고 하는 거야.

 

 

지극히 건강하다고, '그보다 예방 접종 받으러 와 주세요.' 라고.

 

 

그럼 예의 교육이 잘못됐나? 싶어서 훈육 교실 같은 델 데려갔어.

 

 

그랬는데도 훈육 선생님이 보기엔 딱히 아무런 문제도 없다 하시더라니까.

 

 

"참 착한 아이네요." 라고 하시더라고.

 

 

뭐, 실제로 훈육 교실에선 얌전했었고, 선생님한테 짖거나 깨물려고 덤비지도 않았지.

 

 

"그래도 요새 자주 짖던데요?"

 

 

하고 물어보니까 선생님께선

 

 

"짖는 덴 뭔가 원인이 있을 겁니다. 그걸 찾아 주세요."라고 하셨어.

 

 

(사실은 좀 더 긴 얘기였지만 생략함.)

 

 

원인이래도 짐작가는 건 1층 거실밖에 없었어.

 

 

근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갑자기 짖게 되는 원인이랄 게 과연 있을까?

 

 

그래서 사소한 실험을 해 보기로 했어.

 

 

그 실험이란 평소엔 2층에서 지내는 개들을 딱 하루만 거실로 옮겨 보자는 것.

 

 

실험이라고 할지, 그보다는 거실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었어. 훈련이랄까?

 

 

평소엔 설치해 놓지 않지만 우리 집엔 일단 비바람을 막는 덧문이 달려 있어서 개가 짖어도 그렇게 소리가 밖으로 새진 않아.

 

 

이웃집에도 폐가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 이유로 실험을 시작해 봤지.

 

 

역시 거실에 사람이 있을 때는 정상. 하지만 잠깐이라도 사람이 없는 상태가 되면 바로 짖는다.

 

짖을 때 언제나 특정 방향을 향하지는 않는다.



단, 3마리가 동시에 짖을 때는 다 같은 방향을 향한다.

 

 

 

이건 실제로 본 건 아니지만 내가 돌아왔을 때 개들이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니까 알 수 있었어.

 

 

그래서 밤이 온 다음엔 개는 거실에 그대로 두고 내 침실로 돌아갔어.

 

 

뭐 시끄럽게 짖어대지만 이것도 훈련의 일종.

 

 

거실 문을 닫으니 짖는 소리는 거의 새지 않았어.

 

 

개들이 짖으면서 드륵드륵 문을 긁어대는 게 불쌍했지만 이것도 거실에 익숙해지기 위함이야, 응석을 받아줄 수는 없지.

 

 

그런 느낌으로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침실로 돌아갔어.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실수였어.

 

 

이미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거실로 가 보니 개가 죽어 있었던 거야.

 

 

목을 매고 자살한 사람의 시체를 본 적 있어?

 

 

나는 없지만, 듣기로는 그런 시체는 항문에서 배설물을 쏟아내고 죽는다지?

 

 

정말 그런 느낌으로 우리 집 보스턴 테리어도 입에서 대량의 침(거품?)을 흘리면서 튀어나올 듯 눈을 치켜뜨고, 배설물을 쏟아낸 채로 누워 있었어.

 

 

강아지랑 퍼그는 거실 구석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그땐 정말 당황해서 아침 일찍 수의사한테 전화를 걸어 얼른 병원으로 데려갔어.

 

 

그리고 거기서, 정말 크게 혼났어.

 

 

"당신, 생명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요!" 라고.

 

 

얘기를 들어 보니 개 목에 있는 힘껏 조른 흔적이 있었다고 해.

 

 

그래서 수의사는 아무래도 내가 졸랐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

 

 

나는 그러지 않았어, 내가 그럴 리가 없지.

 

 

우리 가족도 그래,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그럼 누가 개를 죽인 거지?

 

 

집에 정신병자라도 들어왔던 건가?

 

 

하지만 집에 어지러진 흔적은 없었어.

 

 

도둑맞은 물건도, 열쇠가 열린 흔적도 없었어.

 

 

(병원에 가려고 나갈 때 보니 집 문은 잠겨 있었어.)

 

 

'그럼 도대체 뭐가 개를 죽인 거지?' 라는 의문이 남지.

 

 

지금도 그건 모르겠어.

 

 

하지만, 역시 거실에 개를 옮기는 건 관뒀어.

 

 

이제 두 번 다시 거실로는 안 데려가.

 

 

솔직히, 우리 집 개를 죽인 게 누구든간에 마땅한 벌을 받았으면 좋겠어.

 

 

아까는 가족이 죽였을 리가 없다고 말했었지만, 지금은 의심이 가.

 

 

가족들 사이는 개가 살아있을 때에 비해서 상당히 나빠졌어.

 

 

아마 내가 의심하는 걸 아는 거겠지.

 

 

그래도 제일 증오스러운 건 '거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는 웃기지도 않은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야.

 

 

'아무리 후회해도 끝이 없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하고 진심으로 이해가 되더라.

 

 

솔직히 말하면 만약 그 때로 되돌아간다면 그 당시의 나를 죽여서라도 말리고 싶어.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동물들을 싫어하는 장소에 억지로 가두지 않는 게 좋다는 거야.

 

 

비록 그게 집 안일지라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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