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1950년대 말에 전방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는 박격포 포반의 관측병(op)이었는데, 포대의 선임들 자체는 열악했던 그 시절에 어울리지 않게 서글서글하고 친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병사들과는 다르게 포반장은 인간쓰레기라고 불리기 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미 상사가 되었어야 할 짬이지만 중사였는데, 술을 마시고 민간인을 패서 그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간부들과 어울렸겠는가. 그러니 행정반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포반장은 박격포병들에게 화풀이를 하였다. 그는 말보다 발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었고, 한번 병사에게 주먹을 내지르면 피를 볼때까지 멈추질 않았다. 맞은 병사가 불쌍해 선임이 감싸줄라 치면 전포를 다 집합시켜 포신과 포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