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REDDIT

[괴담][레딧]난 우리 오빠가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MI_TE 2023. 3. 14. 22:46

I don't think my brother committed suicide. by u/Verastahl

 

난 우리 오빠가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2주 전에 나는 내 오빠가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았어.


그 소식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지.

 

 


이런 일을 겪는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알지만,

 

오빠는 정말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어, 어떤 문제라고 할 건 있긴 있었지.


모두가 한번쯤 겪는 고비 같은거 말이야.

 

 

 

제리 오빠는 대학 시절때 굉장히 심각한 교통사고를 겪은 적이 있어.


수술과 재활치료가 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선 한 달정도 우울증으로 고생 했었지.

 

 

 

하지만 그건 이미 7년 전 일이야. 오빠는 이제 거의 다리를 절지도 않고 좋은 직장도 얻었어.


게다가 몇달 전부터는 좋은 여자와 만나기도 시작했었어.


제리 오빠가 확실하게 말해준 건 아니지만 말하는 투로 봤을 땐 서로 사랑에 빠져있었어.
(오빠는 라시가 운명의 짝이라고 생각했어.)

 

 

 

라시가 나한테 먼저 연락을 줬고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쉬어버렸었어.

 

연락받은 날, 나는 차타고 가서 장례식 준비도 하고 부모님, 라시와 함께 시간을 보냈어.

 


나는 너무 바빠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낄 새 도 없었어.


태어날 때부터 최고의 친구였던 우리 오빠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거야.

 

 

 

제리 오빠의 집에서 오빠의 물건에 둘러 쌓여 챙길건 챙기고 버릴건 버리던 와중,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어.

 

 

 

처음에는 슬픔에 너무 집중해서 우느라 초인종 소리도 못 들었어.

 

 

 

하지만 초인종이 울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처음엔 문으로 나가보지 말까도 생각했어.


우리집에서도 난 자주 그러거든.

 

 

 

하지만, 오빠는 언제나 친절하고 외향적이었어.


그리고 그런 오빠가 마지막으로 살던 집에서 내가 잠수를 타버리면 뭔가 오빠에게 잘못하고 있는 느낌이었지.


얼굴을 대충 닦고, 문으로 나가보니 노부부가 있었어.

 

 

 

"안녕하세요! 우리가 방해하진 않았는가 모르겠네요"

 

나는 그들을 혼란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다가 말했어

 

"어... 제리 오빠는 여기 없는데요."

 

노부인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어.


"오 우리도 알아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벌써 들었어요."

 

노신사가 허리를 약간 기울이며 속삭였어. 그의 목소리는 크고 거칠게 들렸어.

 

"끔찍한 일이지. 좋은 사람이었는데. 끔찍한 일이야."

 

노부인은 찡그려진 주름살을 더 깊게 만들며 노신사를 한번 보고는 포장된 그릇을 내밀었어.


"우리는 옆집에 살아요, 우리가 장례식에 참석할 정도로 그 분과 가깝진 않았어요.


게다가 최근에는 마을 밖에 있었지요.


그래도 우리가 뭘 해주고 싶었는데 아까 보니까 어떤 분이 뭔가 청소 같은걸 하고 계셔서요.


그래서 여기 이 캐서롤을 가져왔어요."

 

 

부인은 잠깐 멈추고 다시 말했어.


"콩 캐서롤이에요. 제 레시피지요."

 

 

나는 건네준 음식을 떨떠름하게 받았어.


이게 지난 며칠동안 처음으로 받아본 음식은 아니지만


단지 음식을 주러온게 이 사람들의 목적이라는 것에 안도 하고 있었다는걸 부정할 순 없었어.

 

 

그 말은 이 사람들이 곧 간다는 거니까,

 

받는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음식을 주는 모호한 방법으로 자기들이 뭔가 도왔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떠날테니까 말이야.


문제는 그 사람들이 안갔다는거야.

 

 

적어도 아직은.

 

 

"잘 되어 가고 있나요? 누군가 도와줄 사람은 있나요?"

 

노부인의 눈길은 나를 지나 제리 오빠의 그림자 진 집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어.

 

 

내 희미했던 감사함이 점점 짜증으로 변질 되어 가는 것을 느꼈지.

 

'이것 때문이었나? 그냥 공포영화의 현장을 보고 싶었던 참견쟁이 이웃일 뿐이었단 말이지?'

 

 

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어.


" 다 괜찮아요. 잘 되고 있어요. 오빠가 워낙 깔끔한 사람이었어서 물건을 버릴지 그냥 둘지만 정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에요."

 

내가 [다시 일하러 가야 한다] 는 뜻의 대화를 끝낼 만한 말을 막 하려는 찰나,

 

 

노신사가 끼어들었어.


"지금까지 뭔가 이상한 건 없었는가?"

 

나는 그 남자를 멍하게 쳐다보며 말했어.


"음, 아뇨. 무슨 말이시죠?"

 

 

그는 눈길을 피하면서 말했어.


"뭐 그런말이 있지 않나. 그 사람의 물건들을 보기 전까지는 완전히 아는게 아니다. 이런거 말일세."

 

 

이를 악물면서 나는 문을 닫기 시작했어.


"저기, 지금 다시 일 시작해봐야겠네요. 케서롤 감사합니다 그리고..."

 

 

노인이 발로 문을 막았어.

 

"뭔가 뜻이 있는건 아니라네, 젊은이. 우리가 옆에서 곁을 좀 지켜주는 건 어떻겠나?"

 

 

나는 문이 살짝 휘어지는걸 느끼면서 더욱 세게 밀었어,

 

문은 움직이지도 않았지.


"아뇨, 별로 내키진 않네요. 발 좀 치워주시고 가시죠."

 

 

노부인이 노신사를 살짝 밀치며 옅은 미소를 보여주곤 말했어.

 

"바쁘게 해서 미안해요. 다시 일에 집중 하실 수 있게 갈게요."

 

 

남자는 마지못해 발을 치웠고 나는 퉁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았어.

 

'시발. 뭐였지. 뭐 그렇게 뻔뻔한거야.'

 

그러다 나는 갑자기 울린 내 폰 벨소리에 화들짝 놀랐어.


제리 오빠 사건을 맡은 형사님 번호였어.

 

 

"코니 씨, 짐 트루엣입니다. 오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침을 삼키며, 문에서 떨어져서 짐을 싸고 있었던 거실로 돌아왔어.


"좋아요. 짐 싸고 있었어요.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음, 저는 지금 코니 씨 오빠 분의 사건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품이 몇 개 있어서요.


저희가 돌려드리거나 처리 해 드릴수도 있습니다. "

 

 

다리에 힘이 빠져서 테이블과 물건이 반절 정도 담긴 박스 사이에 앉았어.


"어..., 옷가지 같은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트루엣 형사의 불편한 기색을 전화너머로 느낄수 있었어.


"아, 아뇨, 옷은 아닙니다.


옷은 음... 그 상태로 봤을때 생물학적 오염원으로 분류되서요.


저희 조사가 끝나면 보통은 불에 태워집니다.


하지만 지갑이나 다양한 카드, 사진 몇장 그리고 57달러 현금이 있습니다.


또 핸드폰하고 제가 일전에 이미 드렸던 열쇠,


마지막으로 오빠 분 께서 남기신 유서가 있습니다."

 

 

형사님은 여기서 말을 잠시 쉬시고는 다시 빨리 말하기 시작했어.


"유서를 꼭 가져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면 다른 어떤거라도요.


사람들은 그런 것에 대해 각기 느끼는 바가 다릅니다.


우리는 코니 씨와 가족분들이 원하시는 대로 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급작스레 내 주변의 공기가 무겁게 느껴지며 날 움직이거나 생각하기 힘들게 만들었어.

 

 

나는 유서에 적힌 내용을 알고 있었어.


마을에 도착한 다음 날에 봤었고, 증거 비닐 팩에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루엣 형사님께 그게 제리 오빠의 필체가 맞다는 걸 말해주기에 충분 했었어.


말도 안되는 말이 쓰여 있긴 했지만 말이야.

 

 


『난 이 모든 일에 지쳤어요. 잘 있어요. 모두 사랑합니다. -제리』

 

 


내 눈 구석에서 눈물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고 참아내려고 했어.


"저는... 음.. 지갑 하고 다른 건 괜찮은데,


그 유서는... 유서는 원하지 않아요. 우리 가족 누구도 원하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이해합니다. 나머지 다른 것들을 코니 씨가 다 챙겨갈 수 있게 해두겠습니다.


거기 사람들에겐 이렇게 말..."

 

 

"정말 오빠가 그런 건 가요?"

 

"네?"

 

 

전화 너머의 남자는 놀랐을 때 목소리가 평소보다 젊게 들렸어.


그리고 내가 한 말을 이해하고 대답하기까지는 몇 초정도 걸렸어.

 

 

"뭘 하셨단.., 자살.. 말씀이신가요?"

 

"네, 그냥 오빠가 그런 일을 할 것 같지가 않아서요."

 

 

형사님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지고 옅은 슬픔이 묻어 나왔어.

 


"저기, 왜 그런 느낌을 느끼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음.. 지금껏 가족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 안했지만


제 할머니도 몇 년 전에 자살로 돌아가셨습니다.


87세셨고 골수 암을 앓고 계셨습니다. 이유는 눈에 선했지만 저는 동의할 수가 없었죠.


저나 제 아버지의 마음 한구석은 할머니께서 자기자신에게 그런 일을 벌이셨다는 걸 받아들이기 꽤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 뜻은...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사람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절대 알 수가 없을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그들 자신을 구하는 건 산체스 씨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

 

 

 

형사님은 헛기침을 하셨어.

 


"설교하려던 건 아닙니다. 단지 산체스 씨가 느끼고 계신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시간 만이 약 이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나는 한숨을 쉬고 눈물을 훔쳤어.

 


"아닙니다 감사해요. 도움 주셔서 고맙습니다."

 

난 전화를 끊었고, 핸드폰을 바닥에 두기 위해 몸을 굽혔을 때 뭔가 하얀 것이 테이블 아래에 붙어 있는 게 보였어.

 

처음에는 가구 보증서 같은 게 테이블 밑에 있는데 제리 오빠가 지금껏 발견 못하고 붙어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자세히 보니 작은 하얀색의 봉투가 밑에 붙어 있는 거라는 걸 알아차렸지.

 

그 봉투에 내 손이 가까기 가져갈수록 내 입은 말라갔고

 

곧, 손으로 봉투를 잡고 살짝 당겨 봤어.

 

봉투는 썩 잘 붙어 있었어, 봉투를 찢지않고 빼내느라 3번 정도 살살 당겼어.

 

난 그 봉투를 내 손에 들고 몇 초간 유심히 봤어.

 

겉 면에는 아무것도 씌여 있지 않았고, 어느 정도 새것처럼 보였어.
(새 것처럼 보인다는 게 3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가구에 붙여 놓은 것 치곤 새것으로 보였다는 말이야)

 

입술에 침을 묻혀가며, 살짝 열었어.

 

그 안에는 즉석사진 한 장과 짧은 메모가 있었어. 나는 제리 오빠의 글씨체임을 바로 알아채곤 약간의 배탈을 느꼈어.

 

 

 

『만약 내가 죽거나 실종되었을 때 누군가 이 메모를 발견한다면,


그건 내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그들은 들어오는 방법을 계속 알아낸다.


나는 그들이 왜 계속 오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자고있는 동안 나에게 무언가를 하는 것을 안다.


문이 계속 나타난다. 내가 사진을 찍어 두었다.


그들은 점점 화가 나는 것 같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제발 나를 도와주기 바란다.


만약 너무 늦었다면


도망쳐라.


멀리 도망쳐라.』

 

 

 

 

나는 사진을 보기 전에 메모를 5번 동안이나 읽었어.

 

사진 속엔 식당 벽에 걸려 있는 액자 그리고


식당 벽 중앙 부분에는 짙은 색의 목재와 검은색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문이 있었어.

 

 

다시 확인을 해봤어야 했지만, 나는 이 집의 어디에서도 그렇게 생긴 문을 본 적이 없었어.

 

일단은 형사님께 전화를 드려야 했어.

 

내가 뭘 찾았는지 말해야 했어.

 

 

전화를 거는 동안 내 폰을 너무 꽉 붙잡아서 전화가 소리샘으로 넘어간다는 안내를 듣는 순간


손에서 뚜둑 소리가 났어.

 

 

형사님께 모호하긴 하지만 응급상황임을 알리는 음성메시지를 남겼고


전화를 끊은 뒤에는 대체 이보다 더 뭘 해야할지 몰랐어.

 

 

119를 부르거나 경찰서에 갈 수도 있었지만 거기서는 어차피 제리 오빠 사건을 맡고 있는 트루엣 형사님께 연결해 줄 것이 뻔했어.

 

 

화도 나고 겁에도 질려 있었지만 이제 와서 몇 분, 몇 시간 기다리는 게 큰 차이를 만들 것 같진 않았어.

 

그래서 형사님께 다시 전화하기 전에 내 생각을 정리하며 소파에 누웠어.

 

 

곧 나는 내가 잠들고 있는지도 모른 채 잠에 빠져들어버렸고

 

다시 일어났을 땐 밖의 가로등에서 오는 몇 줄기의 빛 말고는 집안은 완전히 암흑이었어.

 

나는 식당 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났어.

 

그 소리는 뭔가 은밀하게 슬근거리는 소리였어.

 

내 첫번째 예상은 쥐 같은 거였지.

 

 

그 생각에 떨며, 난 서서히 집안을 가로질러 나아갔어.


가구들의 위치를 이미 파악하고 있어서 의자나 테이블은 잘 피해갈 수 있었어.


하지만 널브러진 박스들은 또다른 문제였지

 

 

나아가면서 소파와 식당 사이에 있던 박스들에 3번 부딪혔고,


내가 3번 째 박스에 부딪히는 순간, 식당에서 복도 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를 봤었던 것 같아.

 

 

 

나는 그 순간 얼어붙었고 허겁지겁 폰을 꺼내 손전등을 켰지.

 

식당과 복도 반대편까지 빛을 비추었지만 아무것도 없었어.

 

사진이 생각나서 식당 벽을 다시 확인했지만 사진 속의 문은 없었어.

 

귀에서 들려오는 맥박 소리를 들으며, 스위치를 찾아 등을 켰어.

 

빛이 모든걸 좀 덜 위협적으로 만들어 줬지만 무뎌진 공포감을 느끼며 주방 문을 열어 바닥에 빛을 비췄어.

 

쥐도 싫었지만, 만약에 그 정도 소리를 낼 수 있는 큰 바퀴벌레라면 나는 정말...

 

 

그건 쥐나 바퀴벌레가 아니었어. 그냥 반듯하게 접혀 있는 종이였어.

 

일단 주방 등 스위치를 찾아 등을 켠 후, 종이를 주워 들었어.

 

 

나는 이게 오래된 영수증이거나 비석 회사에서 온 문서,


아니면 제리 오빠가 일에 관련해서 남겨둔 종이같은 것이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그런게 아니였지.

 

그건 쪽지였어, 내 글씨체 같이 보였고, 내 이름이 적혀있었어.

 

 

 

『난 이 모든 일에 지쳤어요. 잘 있어요. 모두 사랑합니다. -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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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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