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술집에서 회사 동료 몇명과 함께 한잔 하고 있을 때였다. 코타츠 같이 생긴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넣고 앉는 좌석이 칸막이로 나뉘어 있는 가게다. 시간은 9시쯤. 그때까지 생맥주를 큰 조끼로 3잔씩 비우고 츄하이까지 꽤 마셨던터라, 어쩌면 술에 취해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 부분은 미리 양해를 구한다. 화장실에 가려고 통로에 나와 신발을 신고 있는데, 우리 오른쪽 칸막이 너머가 우연히 눈에 띄었다.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싶어 고개를 들고 살펴보니, 테이블 끄트머리에 혼자만 색이 짙은 사람이 있었다. 색이 짙다는 걸 잘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사진 보정 같은 걸 해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갈 수도 있겠다. 윤곽을 지정한 뒤, 채도를 올리고 샤픈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