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REDDIT

[괴담][레딧]이제부터 집에서 어떤여자를 보게 될 텐데, 못 본 척 해.

MI_TE 2023. 3. 3.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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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평범한 가정이었던 우리집에 '그녀'가 나타났다.

아버지가 아래층에서 나를 불렀다 - 아마 저녁먹을 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버지는 계단끝에 선 채 손을 뻗어 내가 내려오는것을 막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빛은 불안해보였고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야한다."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제 곧 누가 있는 걸 보게 될텐데..그냥 시선을 나에게만 집중해라. '그 여자'에 대해선 가능한 의식하지 않도록 해야 해"

난 거의 웃음이 터질 뻔 했다. 난 12살이었고 이 상황을 아버지 답지 않은 농담정도로 받아들였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아버지가 이어 말했다.

 

"그 여자가 뭔가 속삭일거고 널 따라다니거나 네 관심을 끌려고 별 짓을 다 할거다. 계속 무시하기 굉장히 힘들거야. 하지만 아들아, 절대로 어떤 이유라도 그것과 말을 섞어선 안된다.

네가 그게 없는것처럼 굴고 그 여자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 맹세컨데 그 여잔 떠날거야. 나한테 그러겠다고 약속해주겠니?"

 

무수히 많은 질문들이 머리속을 스쳐갔지만 난 너무 겁에 질렸고 당황스러워 겨우 아버지께 알았다고 대답을 했다.

"좋아. 저녁먹을 시간이니 어서 아래층으로 가자. 내가 그 여자에 대해 너에게 말해버린게 그 여자를 강하게 만들어 버렸지만 이 방법 밖에 없었어. 

난 네가 우연히 그 여자를 마주치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날 믿고 자 ,이제 집중하렴"

난 아버지가 말한대로 주방으로 향하는 아버지에게만 집중하면서 천천히 아버지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은 방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 듯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공기중에 익숙한듯한, 시큼하고 무언가 병들었을 때 나는 냄새가 났다. 

예전에 집 벽에서 너구리가 죽어서, 한동안 집안에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던 때가 생각이 났다. 

 

아버지와 내가 동시에 식탁에 앉았다. 누나는 내 맞은편에 앉아있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눈앞의 빈 접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가 오븐에서 캐서롤을 꺼냈다. 눈가엔 울었던 흔적이 역력했다. 나는 가족들에게 집중했지만 시야 한편엔, 방 구석에 있는 새카만 머리칼에 기분나쁜 잿빛 피부의 무언가가 보였다. 부엌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평소 저녁시간에 볼수 있던 웃음도 온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누나가 테이블 밑으로 내 무릎을 움켜쥐곤 속삭였다. "너도 저 여자 보여?"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조용히 해!" 아버지가 위협하듯 말했다. 

 

그 여자가 질척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구역질나는 악취가 풍겨왔다.

그 여자는 느릿느릿 테이블 쪽으로 와선 누나의 바로 뒤에 멈춰섰다. 

그리곤 누나에게 바짝 붙어서 선 채 말라비틀어진 손을 누나의 어깨위에 올려놓았다. 

누나는 한껏 움츠러들어 나를 쳐다봤고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는 저녁을 차리면서 억지로 모든게 괜찮은 양 행동했다. 유리 식탁 아래로 아버지가 누나가 완전히 겁에 질려 미쳐버리지 않도록 손을 꼭 잡아 주는 것이 보였다.

누나는 저녁 내내 그 기분나쁜 해골같은 손을 어깨에 올려놓은 채 있어야 했고, 그 여자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알아듣지 못 할 속삭임이 방안을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몇달간 그렇게 살았다. 기분나쁜 손님의 방문에도 최선을 다해서 아무일도 없는 척 하면서.

우리가 집을 나설때도 그 여자는 따라왔다. 우리가족이 차에 타고 있을때도 그 여자는 길가에 서있거나 백미러에 비춰지고 있었다. 

이 지옥같은 시간동안 부모님은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지 않았고 우리가 친구집에 놀러가게 허락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그 여자에 대해 말해야만 할 때면, 그 여자가 너무 가까이 있지 않는 한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귓속말 정도를 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그 여자에 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 것을 당부했고, 그게 관심을 먹고 자라는 이 여자를 고립시키는 방법 이었다.

 

우리가 내린 결론으로 그녀는 일단 한 가정에 머무르며, 그녀에 대해 알기 전까진 외부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몇년 뒤, 난 아버지가 그녀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70년대에 고모가 어떤 형태로 그녀와 관련되게 되었고, 그 뒤로 고모를 따라 집에 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1999년 근처 만에 있다가 아버지는 어떤 이유로 그 여자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되었고 아버지의 인생, 그리고 우리의 인생에도 그 여자가 따라붙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 여자에 대해 다른사람들에겐 함구하려고 노력했고 이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들은 집을 나설때 다 같이 나가려고 노력했고, 그녀는 우리를 따라왔다. 우리는 가족들끼리 따로따로 행동하도록 둘 수 없었다.

이 일로 가장 힘든 것은 우리가 학교에 가고, 아버지가 출근 하고 나면 집에 혼자 그 여자와 있어야 하는 어머니였다. 

 

어느 눈 오던 2월 밤, 우리가 저녁을 먹고 어머니는 조금 일찍 자러 

침실로 올라갔다. 그 여자는 부모님 침대에 앉아 있었다. 도저히 그녀를 무시하기 힘든 위치에. 

어머니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침실에서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는게 들려왔다. 

제발 우리가족을 내버려 두라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말리려 단박에 뛰어 올라갔다. 

그 때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본 때였다. 흰 카펫 위 피가 고인 웅덩이가 남은 전부였다. 

그 여자는 아직 거기 있었지만 어머니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 몇 주 간 그 여자는 나에게 속삭여댔다.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해줄 테니 자기에게 어떻게 해야 되는 지 물어보기만 하라고. 

난 절대로 그러지 않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털어 놓는 것은 ... 당신들이 그 여자에 대해 생각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18년 만에 처음으로, 오늘 아침 그 여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난 내 아내를 잃거나 아이들을 같은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다. 

나는 당신이 그녀의 새까만 머리칼과 회색 피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녀가 당신의 집에 있는 상상을 하기를... 그래서 어쩌면 그녀가 날 내버려 두기를. 

당신은 이미 이 일에 연루되었다.  언젠가 당신의 집에도 그녀가 찾아가겠지, 그 땐 그 여자를 절대 의식해서는 안된다. 그게 당신을 위한 길이니까.

 

당신에겐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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