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ERY/REDDIT

[괴담][레딧]세상에서 제일 가는 학교 심리 상담가

MI_TE 2023. 3. 8. 03:08

내가 열두살이었을 때, 나는 내 가족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한 번도 문제아였던 적이 없었지만, 부모님은 분명 날 문제아처럼 대했다.

 

예를 들어,나는 오후 다섯 시까지 집에 들어가야만 했었다. 밖에서 노는 시간을 제한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집에 친구를 데려와서도 안 됐고, 다른 친구의 집에 가서도 안 되었다. 나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숙제를 끝내야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진 상관없이 말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비디오 게임을 사주는 것을 반대했고 책을 읽도록 강요했으며 그 증거로 독후감을 쓰라고 시켰다.

 

이런 규칙들이 어렸던 나에게 아주 실망스러운 것들이긴 했지만, 그것들은 날 제일 화나게 했던 건 아니었다. 날 정말 상처받게 했던 것은 부모로서의 사랑이 없던 것이었다. 어머니는 항상 내가 저지른 실수나 사고에 대해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혹독한 여자셨고, 아버지는 '실망'이라는 단 하나의 감정밖에 몰랐다. 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하는 유일한 때는 내가 시험 점수를 낮게 받았다고 소리지를 때나 내가 잘못했다고 때릴 때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부모님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학교의 심리상담가 선생님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자. 그의 신원 보호를 위해, 여기선 태너 선생님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다른 여느 중학교들처럼, 심리상담가 한 명이 학교가 끝날 때까지 항상 감정적, 학업적, 사회적, 행동적 등등의 문제에 대해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한 번도 학생들이 태너 선생님과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매일 나는 식당에 가면서 그의 사무실 문에 달린 작은 창문을 흘깃 보곤 했다. 그는 항상 무슨 서류작업을 하면서 혼자 그 안에 있었다.

 

난 대부분의 아이들이 사실상 모르는 사람한테 자기들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일 거라고 추측했다. 이 이유 때문에, 내가 그의 사무실에 들어갈 용기를 내는 데에 3주의 시간이 걸렸다. 1993년 3월 2일, 그 날이 내가 태너 선생님에게 내 문제를 이야기하기로 결정한 날이었다. 점심 시간에, 나는 그의 사무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

 

창문을 통해, 난 그가 머리를 들고, 웃으며,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난 들어갔다.

 

그는 자신의 소개를 하고 내 이름을 물어보는 것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태너 선생님은 친절함을 사방에 풍기며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이었다. 3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는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얼마나 못되게 굴고 나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는지에 대해 쉬지 않고 말했다. 조금 후, 내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고 난 말하는 것을 멈췄다. 심리상담가 선생님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며 내 연설을 인내심있게 들어주었다. 나는 그가 이제 내가 말한 모든 것들은 사실이 아니며 우리 부모님은 날 아주 사랑하고 어쩌고 저쩌고 말하기 시작할 거라고 반 정도는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태너 선생님은 씩 웃으며 날 향해 가까이 기대 앉더니 "있잖니...난 세상에서 제일 가는 학교 심리상담사야.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약속할게."

 

난 눈을 굴렸다. "좋아요, 하지만 어떻게 할 거죠?" 내가 물었다.

 

"나에게 다 방법이 있단다!" 그가 대답했다. "난 내가 한 말은 지키는 사람이란다. 딱 1달 이내에, 너와 너의 부모님 사이의 관계는 좋게 바뀔 거라고 약속하마. 영원히."

 

잠깐 말하는 걸 멈추다가, 그가 계속했다; "그런데, 네가 나한테 약속을 하나 해야 하긴 한단다."

 

"내일 학교가 끝나면 내 사무실로 다시 찾아오고, 앞으로 아무에게도 우리가 오늘 이 대화를 했다는 걸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 우리만의 작은 비밀이 되는 거야."

 

나는 약속했다.

 

다음날, 나는 방과후 태너 선생님에게로 돌아갔다. 내가 그의 사무실에 들어갔던 게 오후 4시쯤이었다. 따뜻하게 날 맞아주며, 그는 그의 책상 앞에 다시 앉아보라고 부탁했다.

 

앉으면서, 나는 태너 선생님이 문에 달린 작은 창문에 달린 블라인드를 닫는 걸 봤다. "됐다," 그가 웃었다. "이제 우리가 방해받지 않을 수 있겠구나!"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흥미있어하는 것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선생님들 같은 것들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얘기하고 나자, 태너 선생님은 나에게 탄산음료를 권했다.

 

나는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우리 부모님은 절대 내가 탄산음료를 마시는 걸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너 선생님은 소형 냉장고에 다가가 조금 만지작거리더니 책상에 탄산음료 캔 두 개를 딴 채로 내려놓았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내 인생에 대해 계속 얘기했지만 내가 태너 선생님이 음료에 탄 무언가를 먹고 기절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어나면서 흐려진 시야를 적응시키는 데에 1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시야가 적응되자, 나는 대체 뭘 생각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나는 침대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내 입은 강력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나는 곧바로 공황 상태에 빠졌다. 수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잡아당겼지만 곧 포기해버렸다.

 

내 눈은 믿을 수 없는 방의 광경을 보고 커다래졌다. 슈퍼히어로 포스터들이 방 벽에 붙어 있었고 유명한 운동선수들의 사진이 선반에 올려져 있었다. 방 가운데에는 오래된 텔레비전과 슈퍼 닌텐도, 그리고 그 옆에 쌓인 게임 카트리지들이 있었다.

 

나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몰랏다. 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죽도록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것들로 가득 찬 방에 있었다. 내가 침대 프레임에 수갑이 채워진 채가 아니었다면 아마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문이 열리고 태너 선생님이 들어왔을 때 한 번 더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침대 끝에 앉았다.

 

"잘 들으렴" 그가 말했다. "난 너를 돕기 위해 여기 있는거고 절대 널 해치지 않을 거란다, 알겠니?" 태너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내 입에서 테이프를 뜯어내고 손에서 수갑을 풀어 주었다.

 

내 첫번째 본능은 울기 시작하는 거였지만 태너 선생님이 주는 어떤 느낌이 날 안전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그는 날 보며 웃었다. "넌 여기서 잠시 지내게 될 거야," 그는 계속했다. "그리고 여기서 지내는 동안, 내가 집에 있을 때는 이 방에 있는 어떤 장난감을 갖고 놀아도 돼."

 

"하지만 내가 집을 나가면, 난 네 손 하나를 다시 침대에 묶어야 한단다. 넌 티비는 계속 볼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없을 땐 꼭 뉴스 채널만 봐야 한단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그가 내게 알려준 것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려고 애썼다.

 

"자, 그럼!" 태너 선생님이 내 무릎을 찰싹 치며 말했다. "가서 재미있게 놀고 있으렴. 나는 저녁 시간이 되면 돌아오마."

 

그가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가로질러 걸어가 텔레비전을 켜고 문을 잠그고 나갔다.

 

몇 분이 더 지나고 나서야 난 태너 선생님이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게 남겨진 할 일은 밤이 될 때까지 닌텐도로 마리오를 플레이하는 것이었다.

 

오후 7시쯤, 태너 선생님이 으깬 감자와 치킨이 담긴 접시 두 개를 들고 방에 돌아왔다. 나는 마침내 용기를 내 그에게 내가 얼마 동안이나 여기 있어야 하는지 물었다. "음, 한 달쯤," 그가 대답했다. "몇 주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렇단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태너 선생님이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 깨어났다. "안녕 친구,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 바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단다, 하지만 이걸 다시 채워야 할 거야" 그가 속삭였다. 차가운 금속 수갑을 내 손목에 채우면서.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카라가 달린 셔츠와 슬랙스를 입고 그의 어깨에 코트를 두른 채 서류가방을 옆에 두고 있었다. 그는 내가 학교에서 항상 보던 것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떠나기 전, 그는 티비 리모컨을 내 옆에 두고는 티비를 켜고 뉴스를 보라고 말했다.

 

내가 티비를 켜고 맨 처음 본 것은 "특종 뉴스" 부분이었다. 중요하게 보이는 경찰관이 연단 앞에 서서 마이크를 든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 있었다. 나는 그가 말하는 중간쯤부터 보게 되었다.

 

"오늘 아침 전체 주에 어린이 납치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우리는 다수의 수사관들로 하여금 납치범 용의자들을 가려내도록 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많은 증거가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교직원들은 그 남자아이를 오후 4-5시쯤 마지막으로 본 것으로 밝혔으ㅁ-"

 

나는 내 사진이 화면에 나타나자마자 구역질이 났다. 그건 작년 학교 앨범에 넣은 내 사진이었다. 사진에 깔린 자막엔 내 이름과 나이, 학교, 사는 마을이 나왔다. 내 사진 위에는 제목이 교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FBI가 아이를 찾기 시작하다] 그리고 [납치범 용의자 알 수 없음] 그리고 [도주 가능성 존재].

 

라이브 영상이 다시 나왔고 두 사람이 나왔는데 곧 우리 부모님이 연단 위로 올라가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둘 다 눈이 빨개져 있었다. 마이크를 잡으며 어머니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어머니가 라이브 뉴스에서 울기 전엔 어머니에게서 그렇게 많은 감정이 보이는 건 본 적이 없었다. 더듬거리면서 "제발 내 아기를 내게 돌려주세요"라던가 "내가 미안하다"라던가 "제발 우리에게로 돌아와주렴"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아버지가 마이크를 들었을 땐, 난 그의 태도가 차가울 것이라고 거의 예상했지만, 그 역시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는 세상에게 그의 아들을 돌려 달라고 애원했고 마지막으로 내 용서를 구하며 빌었다! "내가 최고의 아버지가 되지 못했다는 거 알고 있단다, 하지만 젠장, 이제서야 내가 그랬더라면 하고 바란다. 제발 내 아들을 돌려주세요."

 

나는 그 후 빨리 전원을 꺼버렸다. 전엔 아버지가 우는 걸 한 번도 못 봤다는 것에 나는 섞인 감정이 들었다.

 

나는 우리 부모님이 저렇게나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지만, 동시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나는 드디어 우리 부모님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거의 4주가 지났고, 태너 선생님은 그동안 날 극도의 존중으로 대해 주었다. 그는 아침에 날 침대에 수갑으로 채우고 나갔지만, 오후에 돌아와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고, 이야기하고, 같이 게임을 하며 놀아주었다. 나는 태너 선생님이 모노폴리와 스크래블을 그렇게 잘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아침 태너 선생님이 일하러 가기 전 날 깨웠을 때, 나는 그의 얼굴에서 단호함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그땐 선생님이 날 보통 깨우던 시간보다 3시간은 이른 시간인 것도 깨달았다.

 

"오늘은 무조건 뉴스를 봐야 한단다. 예외는 없어.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켜 두고 집중해서 보렴." 그가 엄격하게 말했다.

 

나는, 당연히, 그의 말에 알았다고 대답했고 그가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2시간쯤 지난 후, 특종 뉴스가 내가 보던 치약 광고를 멈추고 나왔다. 제목은: 

 

[인간 유해 발견]

 

신뢰감있게 생긴 두 남자가 수트를 입고 나란히 서서 말하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이번달 초에 있었던 어린이 실종 사건에 대해 이런 불행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남자 한 명이 종이들을 넘기며 말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고개를 숙였다. 그가 계속했다:

 

"쓰레기봉투에 담긴 시체의 잔해가 고가도로 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시체는 어린이의 것으로 보입니다만, 많은 부분이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시체는 목이 베여 얼굴이 없고 거의 다 타서 재와 뼈로 남아 있습니다."

 

화면은 헬리콥터 카메라가 찍는 고속도로 화면으로 바뀌었고, 열 대가 넘는 경찰차들이 높은 고가도로 밑에 모여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렸다:

 

"봉투 안에서 경찰은 이렇게 쓰인 중학교 학생증을 발견했습니다."

 

화면은 내가 내 가방에 항상 갖고 다녔던 학생증을 보여 주었다. 플라스틱은 약간 녹아버렸지만 내 사진과 얼굴은 알아볼 수 있었다.

 

두 남자가 퇴장하고 나자, 카메라는 내 부모님 쪽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기자들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어머니의 얼굴은 고통스럽게 뒤틀려 있었고 아버지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난 TV를 껐다.

 

태너 선생님은 아주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그는 방으로 급하게 들어와 수갑을 풀어주고는, 탄산거품이 올라오는 물 한 병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그는 그의 손을 내 어깨에 얹고는 웃었다.

 

"내가 너와 약속했었잖아, 안 그러니?"

 

나는 눈물이 찔끔 흘러나오는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더 약속을 해줘야 한단다." 그가 속삭였다.

 

그는 나보고 병에 든 물을 전부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그게 내가 잠드는 걸 도와줄 거라며-그리고 그 후엔, 난 그를 만난 적이 있다는 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나는 약속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학교 심리상담사라고 말했잖아, 그렇지?"

 

그리고 그는 옳았다.

 

나는 그날 밤 조금 후에, 별들이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는 공원 한가운데 누워 있는 채 깨어났다. 나는 그 공원이 어디인지 알아보았다. 그곳은 우리 학교와 별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길을 1~2킬로미터쯤 내려가다 보니, 우리 집이 보였다. 불은 꺼져 있었지만, 아버지가 현관문을 마주하고 있는 계단에 앉아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나는 주저하며 그를 불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지만, 그것이 나인 걸 알아채자마자, 아버지는 바로 뛰어올라 일어서 팔을 벌린 채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어머니는 그의 뒤에서 나타났다.

 

태너 선생님은 옳았다. 우리 가족과 나 사이는 변했다. 우리 부모님은 더 자주 웃었고 나를 사랑으로 대해주었다. 더이상 완벽한 결말은 없을 것이다.

 

가끔 나는 태너 선생님이 학교에서 대화를 하고 있거나 사무실에 있는 것을 본다. 우린 눈을 마주친다던가 말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가끔 그는 내게 윙크나 웃음을 던진다.

 

나는 언제나 태너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며 그를 만난 적이 없는 척 할 테지만, 언제나 한 가지 궁금증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태너 선생님이 목을 베고 고가도로에서 던져버린 시체는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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